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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드론으로 강진 마을 300곳 샅샅이 찍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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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강진 마을 300곳 샅샅이 찍었죠”


2019-03-07


사라져 가는 농어촌 마을들을 사진으로나마 남겨 두려 한다.

사진작가 마동욱(61)씨는 7일 지난 30여년 동안 남도의 마을을 누비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고향 장흥의 마을 풍경과 주민 생활을 찍다 자연스럽게 애착과 재미를 느끼게 됐다.

“아파트가 늘어나면 농어촌 마을이 그만큼 비어간다. 사람들이 사진 속에서 고향의 옛집을 짚어내, 유년의 추억에 잠기는 걸 보고 뭉클했다. 훗날 그리움을 복원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자료로 소중하게 쓰이리라 믿는다.”

마씨는 오는 12~19일 강진고에서 열릴 사진전 ‘하늘에서 본 강진’을 앞두고 막판 작업에 분주했다. 남도의 마을을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전으로는 장흥과 영암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전시에는 ‘남도답사 1번지’ 강진의 명소인 다산초당과 영랑생가, 백운동 원림, 백련사, 가우도 등을 담은 사진 50여점이 선을 보인다.

앞서 그는 3년 동안 강진군 11개 읍면의 마을 300여 곳을 낱낱이 촬영했다. 마을마다 드론을 띄워 100~200m 상공에서 45도 각도로 사진 40~50장을 찍었다. 지상에선 마을 안의 고샅과 사람을 수백장씩 카메라에 담았다. 이렇게 찍은 사진 수만장 중에서 600여장을 추려 같은 제목으로 사진집을 만들었다. 그는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다. 2040년까지 마을 3분의 1이 사라진다니 마음이 바쁘다. 탐진강 갈대숲, 옴천면 토하, 칠량면 옹기 등을 찍으면서는 잘 보존해야 한다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마을을 찍는 그의 시선은 고향에서 남도로, 평면에서 입체로 점차 확장했다. 그는 “높은 산에 올라가고, 6m 높이 사다리도 써봤다. 헬기 탑승의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다. 드론을 활용하면서 비로소 눈높이 카메라의 한계를 넘어 마을 전경을 담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는 8월 보성, 12월 고흥의 사진집을 만들기로 했다. 내년에는 화순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작업을 마친 장흥 영암 강진은 10년 주기로 찍어 변화상을 비교할 예정이다.

서울·광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1988년 사진에 관심을 가지면서 아예 퇴직한 뒤 고향 장흥으로 돌아왔다. 90년대 초부터 여태껏 <탐진강의 속살> <고향의 사계> <하늘에서 본 장흥> 등 사진집 9권을 펴냈다. 1997년 미국 시카고에서 한국농촌을 소개한 것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12차례 열었다. 이 공로로 장흥군민상과 전남도문화상을 받았다.


한겨레 안관옥 기자 okahn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850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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