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 끝 없는 폭락…농민들 ‘원성’
2019-03-13
채솟값 폭락으로 인해 전남 농민들이 애지중지 키운 밭을 갈아엎는 등 성난 민심을 표출하고 있다. 정부의 농산물 수급정책 실패에 대해 성토하면서 가격 안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12일 기준 월동배추 한 포기가 도매가격 896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년(2천526원)대비 64.5%, 평년대비 61% 떨어진 수준이다.
이에 반면 생산량은 32만6천t으로 전년(27만t)대비 17.2% 증가해 판로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겨울대파, 양파 등 채솟값도 동반 폭락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져 가고 있다. 겨울대파는 도매가격 ㎏당 955원, 양파는 ㎏당 668원에 거래되고 있다.
채솟값 폭락은 최근 불황 여파로 음식점 등에서 채소 수요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폭락한 채솟값의 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전남도는 월동 채소 수급 안정화를 위해 자체 격리 등을 통해 수급 불균형 해소에 힘쓰고 있다. 정부는 월동배추에 대해 지난 1, 3월 두 차례에 걸쳐 4만9천t, 전남도는 1월 1만t을 시장 격리했다. 겨울대파로 정부 1천38t, 전남도 3천834t을, 양파는 도 자체 1만840t을 시장에서 격리했다.
광역의회에서도 국내산 채소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도의회 김성일 농수산위원장(더불어민주당·해남1)은 이날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도내 식당들이 국산 김치를 사용하도록 하는 다양한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월동 배추와 겨울 대파 값 폭락으로 전남지역 재배 농가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채소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 더해 김치 수입을 줄일 구체적인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산 김치는 91만t, 수입 김치는 26만t으로 수입 김치가 국내산 김치 생산량의 30% 가까운 양을 차지한다. 또 식당의 80%가 수입 김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채소가격 안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김 위원장은 ▲식당의 국내산 김치 사용을 권장하는 캠페인 전개 ▲전남도내 공직자와 공공기관 임직원의 국산 김치 제공 식당 우선 이용하기 ▲지역 농산물의 효과적인 공급 시스템 구축 ▲김치 원산지 거짓 표기나 국산 둔갑 유통에 대한 단속 강화 등 실천방안을 제안했다.
이번 제안은 지난 달 월동 배추 등 노지채소 가격 폭락에 대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전남도와 일선 시·군, 도교육청 소속 5만여 명의 공직자들을 비롯한 공공기관 임직원들부터 구체적인 실천에 나서고 이런 움직임이 점차 확산된다면 국산 김치 소비를 늘려 농민들의 어려움을 더는 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위원장은 “김치 수입량이 늘어난 만큼 배추뿐만 아니라 대파, 고추, 마늘, 양파 등 양념 채소류 수요마저 위축되고 있다”면서 “식당들이 국산 김치를 사용하도록 하는 운동은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고 청년이 농촌에 돌아오는 활기찬 전남을 만드는 소중한 실천이다”고 강조했다.
광주매일신문 /임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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