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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지역도 학교도 살린 함양 서하초 '학생 모심'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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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6


마을·군청까지 '폐교 막자'
집·일자리 제공 혜택 마련
전국설명회·학부모 상담도
6가구·학생 15명 유치 성과



1. 학부모 주택 제공(관리비만 학부모 부담) 및 일자리 알선

2. 학생들 특성화 교육

3. 전교생 매년 외국 어학연수 및 전교생 장학금 수여

4. 지리산과 덕유산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

5. 아토피, 자연치유 등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농산촌유학 힐링 프로그램 운영

6.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명사 특강, 인문학 강좌, 문화공연 프로그램 진행

7. 지역민 중심 작은학교 살리기 종잣돈 자체 마련(1억 원)

8. 교육, 문화, 의료, 복지, 일자리, 주택 등 아이토피아 원스톱 서비스 구축

9. 주거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학교 중심 지역 공동체 활성화

10. LH공사와 연계해 농촌 유토피아 구현 사업 추진



함양 서하초등학교가 지난 12월 19일 '학생 모심 전국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에게 무려 10가지 내용을 제시했다.

'아이좋아, 아이토피아 서하 만들기'라는 제목으로 지역민이 전입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제시한 혜택이다.

◇서하초, 전국 설명회 왜 열었나 = 1931년 개교한 함양군 서하면 서하초교는 2017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전교생 수는 14명인 작은 학교다. 올해 초 6학년 학생 4명이 졸업을 하면 신입생이 없어 학생 10명만 남게 될 위기에 처했다. 신귀자 교장은 "전교생이 10명 이하로 줄게 되면, 분교로 될 수도 있다. 그러면 학부모들이 다른 학교로 학생을 전학시킬 수 있어서 학교가 폐교까지 될 수도 있는 위기였다. 지역에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지역 주민, 면장님 등과 이야기를 했고, 함께 고민해서 전국 설명회까지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생 수가 적긴 했지만 5학급을 유지해왔던 학교가 올해 3학급으로 줄어든다는 소식에 지역민들도 놀랐다. 기존에도 한 교사가 4학년, 6학년 두 학년을 한 반에 두고 20분씩 나눠서 동시에 가르치기도 했지만, 신입생이 없어 학급 수가 2개 학급이나 없어진다는 소식은 지역민에게 위기감을 줬다. 서하초 교장, 교직원, 지역민, 학부모, 동창회, 학교운영위원회, 면사무소 관계자, 군의원, 함양교육지원청, 함양군청 관계자가 다 같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지난 11월 27일 '학생모심위원회'를 꾸렸다.

장원(61) 학생모심위원회 위원장은 "2010년부터 서하면에 귀촌해서 살고 있다. 서하면민으로서 '나 몰라라' 할 수가 없었다. 학생, 학부모에게 인센티브를 줘서 전국 설명회를 하자고 교장에게 제안서를 냈다. 제안한 후 한 달도 채 안 돼서 전국 설명회까지 열게 됐다"고 말했다.

◇함께 살기 위한 제안 = 홍보 기간이 짧았지만, 학교 설명회에는 200명이 넘는 학부모가 몰렸다. 학부모와 학생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게 주택, 일자리, 교육 프로그램 3가지 모두를 맞춤으로 제공하려는 계획에 호응이 높았다. 각 마을 이장이 마을 빈집을 알아봐 주고, 빈집 주인과 연락해서 수리를 거쳐서 들어와서 살 수 있게 했다. 지역 기업이 군청과 연계해서 일자리도 마련했다. 기존 원어민 보조 교사의 특성화 교육에다 1억 원 기금으로 외국 어학연수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김해, 양산, 천안, 거제 등에서 여섯 가정이 서하초에 오기로 했다. 신입생 4명을 포함해 전ㆍ입학생이 지금까지 15명이다.

신귀자 교장은 "학부모 상담을 해보니 도시 경쟁 속에서 뭔가 새로운 쪽으로 갈 수 있는 곳을 찾던 분들이 학교 설명회를 접하고 결심을 하게 되셨다고 한다. 자연 속에서 넉넉하게 꿈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받고자 하는 전입학생 지원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서하초는 빈집 등 여건으로 지원자를 다 수용할 수가 없어서 일부는 함양 지역 내 타 초등학교로 소개를 해주기도 했다.

신 교장은 "작은 학교는 지역에서 관심을 가지면, 길이 없는 게 아니다. 저희 학교에 오고 싶어하시는 분이 많았다. 주택만 더 있으면 더 모실 수 있었다. 작은 학교가 저마다 특성화 교육을 해나가고 있다. 학교가 한번 없어지면 부활이 어렵다. 지역에 학생들이 있어야 희망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장원 위원장도 "지역도 살고 학교도 살리는 일이 성공했다. 지역에서 협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학교가 살아야 농촌이 산다. 이 모델이 함양 지역, 경남도로 확산해 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경남도민일보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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