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는 마무리를 위한 행복한 준비 ‘웰다잉’트렌드를 잡아라-⑮ 웰다잉 교육 열풍

당하는 죽음 NO, 맞이하는 죽음 YES

웰다잉은 웰빙과 일맥상통 

최종편집일 2015.08.21

죽음은 가장 진지한 삶의 표현, 가장 경건한 삶의 완성이라고 한다. 귀농귀촌도 연습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하물며 삶과의 긴 작별에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 당연하다. 100세 시대, 예전에 비해 사는 날이 길어진 요즘, 농촌여성의 더 멋진 인생을 위한 웰다잉 교육을 시작한 화성 발안농협의 웰다잉 교육의 열기를 전한다.

노인 주체의식 함양 효과

‘보람있고 의미있게 존경받는 노인’

“어휴~열심히들 공부하시네요.”

8월 17일은 화성 발안농협(조합장 김상중)이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웰다잉 교육의 5회째 강의가 있는 날이었다. 노트와 교재를 펼쳐 놓은 25명의 주부들에게 김상중 조합장이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발안농협은 고령화 시대에 농촌여성의 성공적인 노년을 위한 웰다잉 교육을 마련했다. 권선희 여성복지팀장은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발안농협에서 공개강좌로 마련했던 행복강좌의 웰다잉 강의에 고객들의 문의와 관심이 많아서 별도의 심화강좌를 개설하게 됐다”고 밝혔다.

교육은 모두 3시간씩 10회로 이뤄지며 강의와 실습 교육으로 성공적인 노화를 위한 정서관리, 존엄사와 무의미한 연명치료, 죽음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이해 등을 의학적 학문적 심리적 종교적 관점에서 고찰할 수 있게 짜여져 있다. 수료 후에는 국민건강관리공단의 웰다잉지도사 자격증에도 도전할 수 있어 더 인기다.

“여성이 경제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시대입니다. 특히 여성이 농협을 많이 이용해야 농협 발전이 있을 수 있기에 새로운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웰다잉 교육을 여성 고객 대상으로 시도하게 됐습니다.”

김상중 조합장은 농촌여성이 노년을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우며 삶의 보람을 느끼는 방법으로 웰다잉 교육을 선택했다고 들려준다.

“첫 시간부터 눈물을 쏙 뺐어요. 내성적이라 누구에게 속 마음 터놓기를 항상 주저해왔는데 나도 모르게 지난 일들을 줄줄이 쏟아낼 수 있었어요. 웰다잉 교육이지만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소통 교육 같아요.”“유언장 작성의 중요성을 알았어요. 위시리스트를 적어보니까 남은 삶을 더 윤택하게 살아야겠다는 목표의식이 생겨요.”

강의내용 하나하나가 소중하다고 교육생들도 입을 모았다.

주요 강의는 대한웰다잉협회 최영숙 백석대학 교수가 맡았다. 최 교수는 자신의 유언장을 교육생에게 직접 읽어주며 용서와 화해로 마무리 하는 방법을 웰다잉 강의를 통해 알렸다.

유언장과 유산상속에 대한 법적 문제에도 교육생들의 질문이 쏟아졌고 자식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기 보다는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기 위한 절차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화성 발안농협 ‘웰다잉’ 강좌 인기

죽음에 대한 성찰로 더 가치 있는 인생 계획

▲ 김상중 발안농협 조합장

웰다잉 열풍의 의미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남은 삶을 어떻게 보람되고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인지와 맥을 같이한다. 그동안 우리 정서상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시 돼왔지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온 베이비부머 세대가 그동안 가꿔온 인생만큼 노년의 삶을 계획하게 되면서부터 서서히 죽음에 대한 논의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늘어난 평균 수명과 고령화에 따른 질병의 증가, 가족의 해체와 1인 가구의 확산으로 인해서도 웰다잉 교육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추세에 국민건강관리공단도 나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죽음, 그리고 아름답고 존엄한 나의 삶’이라는 주제의 웰다잉 시범교육 강좌를 운영하고 효과가 검증될 경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웰다잉 교육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상중 조합장은 특히 지역농협이 웰다잉 교육에 나서면서 지역민의 복지 증진과 특히 농촌여성들의 아름다운 삶을 가꾸기를 응원할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밝혔다.

“웰다잉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미루지 않고 전하는 것이 웰다잉의 시작일 수 있죠.”

조병화 시인의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란 시의 의미도 웰다잉 교육 중에 다시 한번 음미해 볼 수 있다.

“두고 가는 것을 배우며 사세. 떠나는 연습을 하며 사세. 인생은 인간들의 옛집 아! 우리 서로 마지막 할 말을 배우며 사세.”

최영숙 회장이 소개하는 웰다잉을 위한 8계명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사전의료의향서 ▲장례식을 계획하는 사전장례의향서 ▲유언장 ▲용서와 화해 ▲자서전 ▲사전치매요양의향서 ▲새로운 인생설계 ▲자살을 하지 않겠다는 생명존중서약서 작성

이명애 기자 | love8798a@naver.com

출처: http://www.rw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