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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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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쌀 가격 급등, 국내 쌀 수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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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태훈
KREI 논단| 2008년 6월 2일
김 태 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최근 국제 쌀 가격 급등세가 거세다.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이어 금년 들어 국제 쌀 가격은 미국산 중립종이 57%, 태국산 장립종이 151% 상승하였다. 이러한 국제 쌀 가격상승의 주요 원인은 곡물가격 상승으로 쌀 수출국들이 자국의 물가안정과 식량수급 관리를 위해 쌀 수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 농무성의 자료를 보면, 2007/08년 세계 쌀 생산은 1.5% 늘어나고 소비는 0.9% 증가하여 재고율은 18.5%로 오히려 전년보다 높아졌다. 이처럼 수급여건이 전년보다 호전되었음에도 국제교역은 12.2% 감소하여 국제 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008/09년 세계 쌀 수급전망을 보면, 쌀 소비보다 생산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여 재고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교역은 금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어 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쌀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쌀 교역이 감소하고 가격이 급등하는 현 상황에서 국내 쌀 수급은 문제가 없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단기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 현재 국내 쌀 자급률은 95%를 넘어서고 있으며, 쌀 수입은 2004년 쌀 재협상 결과 약속한 최소시장접근물량을 매년 도입하고 있다.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정부의 최소시장접근물량 도입비용을 증가 시킬 수 있으나, 금년도 도입물량은 이미 지난해 계약이 완료되었기에 단기적으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즉 국제 쌀 가격 변동이 국내 수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더구나 2000년대 들어 1인당 쌀 소비는 연평균 2.8% 감소한 반면, 쌀 생산은 연평균 1.7%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매년 의무적으로 도입하여야 할 쌀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어 전체적으로 쌀 수급은 공급과잉구조이다.

 

쌀을 비롯한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직접적으로 국내 쌀 수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곡물가공품 가격과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쌀의 대체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우선 1인당 1일 쌀 소비량 감소율이 1.8%로 전년의 2.4%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매업체들의 쌀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11.3% 늘어났으며 산지유통업체들의 쌀 판매도 금년 들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쌀 소비감소 둔화 현상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쌀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지난해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것은 국제 쌀 가격 상승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지난해 쌀 생산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국내 쌀 생산은 기상악화로 일조량이 부족하여 전년대비 5.8%가 감소하였다. 지난 2003년에 쌀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신곡의 시장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수확기부터 쌀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금년 추석이 지난해보다 10여일 빠르기 때문에 신곡의 시장출하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현재 정부의 물가관리 노력을 볼 때 향후 쌀 가격이 크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금년 쌀 생산이다. 금년 작황이 평년수준이면 단경기에 당겨 먹어도 전체 수급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올해 또 다시 흉년이 들면 수급이 불안해 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금년에는 병충해 관리를 비롯한 벼 생육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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