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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에서 성공한 수출농기업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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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병률
농민신문 기고| 2008년 9월 22일
 김 병 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세계적인 수출농기업으로는 미국의 썬키스트,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이스라엘의 아그렉스코, 네덜란드의 그리너리, 덴마크의 대니쉬 크라운을 꼽을 수 있다. 성공한 이들 수출농기업의 공통점에서 농산물 수출 확대를 위한 하나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이들 수출농기업의 주인은 생산농민이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썬키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애리조나주의 6,000여 오렌지 생산농가의 조합이며, 제스프리는 주식회사 형태의 영농법인으로 2,500여 키위 생산농가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아그렉스코는 설립 초기인 1962년에 정부가 100% 출자해 수출전문기관으로 출발했지만 1994년에 지분의 절반을 생산자조직 등에 배분, 이익금을 모두 생산자들에게 배당하고 있다. 그리너리는 1,300여 원예생산자들이 주인이며, 대니쉬 크라운 역시 2만5,000명의 양돈농가들이 주인이다.

 

둘째, 생산·유통·가공·수출에 이르기까지 수직적 통합으로 소유와 상호계약 관계가 확실하다. 농민이 조합원인 협동조합이 자회사를 만들어 유통과 수출업무를 담당토록 하는 수직적 통합이 이뤄져 철저한 계약에 의해 생산자들이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품질통제를 받는다. 썬키스트는 생산자들이 면적과 품종을 선택하나 수확시기와 수확 후 처리방법은 계약에 의해 패킹하우스(상품포장실)에서 담당하고 판매와 수출은 연합회가 전담한다. 제스프리는 농가와 선과장·수출업체간 협약에 의해 유기적인 연계가 강하며, 아그렉스코는 생산농민과 생산자단체의 패킹하우스간 계약에 의해 물량을 공급한다. 그리너리와 대니쉬 크라운도 마찬가지다.

 

셋째, 소유와 경영이 철저히 분리돼 전문경영이 가능하다. 협동조합 연합회장이나 조합장이 수출기업의 이사장으로 조합원들의 대표권은 가지고 있으나, 경영은 전문경영인을 둬 독립경영을 한다.

 

넷째, 세계적인 브랜드와 철저한 품질관리시스템의 구축이다. 〈썬키스트〉 〈제스프리〉 〈그리너리〉는 회사명과 브랜드명이 같은 세계적 브랜드다. 아그렉스코의 〈카멜〉, 대니쉬 크라운의 〈대니쉬〉도 세계적인 브랜드다. 이들의 품질관리 시스템은 철저하다. 썬키스트는 연합회에 별도의 품질관리실을 설치하고 12명의 품질관리원들이 60개 패킹하우스를 순회하면서 지도하고, 도매시장에 검사원을 배치하고 있다. 개별 패킹하우스 브랜드를 〈썬키스트〉 브랜드와 같이 적어 품질관리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있다. 제스프리는 ‘제스프리 시스템’이라고 해 농약 안전성과 품질관리, 생산이력관리가 가능한 품질보증 시스템이 철저하다.

 

마지막으로 생산농민들은 철저한 공동계산제를 실시하고 있다. 썬키스트는 패킹하우스와 생산자가 전량 수탁계약을 맺고 패킹하우스에서 전문수확단을 통해 수확해 선별포장 후 연합회에 판매를 맡긴다. 패킹하우스는 농가와 주·월 또는 계절 단위로 공동계산을 하는데 연합회 본부가 패킹하우스의 대금 지불을 보증하고 있다. 아그렉스코도 생산농가로부터 농산물을 위탁 받아 수출하고 2주일 내에 공동계산을 한다.

 

생산농민으로부터 협동조합과 수출기업에 이르는 수직적 통합을 통해 농민은 주인의식과 철저한 계약 이행으로 수출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전문화된 상품 생산과 품질관리체계, 브랜드화,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수출농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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