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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가축에 더 많은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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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우병준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2008년 10월 27일
우 병 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지난 20년 동안 국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농업 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탄력성을 가지고 있는 축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그 결과 2007년 농림업생산액 35조8372억 원 중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1.5%에 해당하는 11조2773억 원으로 성장했고, 품목별로도 돼지, 한우, 우유, 닭 등이 상위 5개 품목 안에 포함되었다. 이렇듯이 축산은 이제 한국 농업에서 쌀 다음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 돼지, 닭은 주요 축종으로서 정부와 학계의 중요 관심 대상 품목이다.

 

‘개’사육농가, 한우농가보다 많아

 

농가소득이나 생산액 측면에서만 본다면 위에서 언급한 주요 축종이 우리나라 축산업에서 가장 중요하겠지만 실제 농촌 현장의 모습을 살펴보면 다른 축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를 내보겠다. 축산법에 의해 가축으로 정의된 것 중 사육하는 농가 수가 가장 많은 가축은 무엇일까? 정답은 62만 가구에서 사육되는 개로 18만 한·육우 농가의 3배 이상이다. 2위인 한·육우 다음으로는 꿀벌 3만6000 농가, 산양 2만7000 농가, 돼지 9000 농가, 사슴 8000 농가, 젖소 7000 농가, 오리 7000 농가, 토끼 7000 농가 순으로 나타난다. 필자가 과문한 탓일지는 모르겠지만 낙농가보다 사슴농가가 더 많고 양돈농가보다 산양농가가 더 많다는 것은 놀라울 뿐이다.

 

새로운 식육문화로 소비자 선호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사실은 근래 들어 이들 축종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식육문화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염소고기의 경우 약용 흑염소 중탕으로 소비되는 물량보다 전골, 탕, 구이 등으로 소비되는 물량이 더 많아졌으며, 전통적 보양식인 개고기의 대체식품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오리 고기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발생에 의해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소비자들의 식탁에 올라가는 빈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의하면 2007년 기준 토끼·염소·오리고기의 국내 생산량은 12만3000 톤 수준이다. 이 수치는 국내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산량의 72%, 17%, 33%에 해당하며, 국내 육류 수입량의 25%에 달한다. 이는 오리고기, 염소고기 등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수입되는 육류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이들 제품에 대한 원산지표시제도나 식품안전성 제고 등의 노력이 함께 뒤따라야한다.

 

정부 지원·연구 방안 모색 바람직

 

지금까지 이들 축종은 꿋꿋이 농촌을 지키는 수많은 농가의 소중한 소득원으로써, 소비자들에게는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높은 부존 조사료 자원의 활용 가능성과 농촌체험관광으로의 성장 가능성, 낮은 분뇨 배출량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축종은 ‘특수가축’ 또는 ‘기타가축’이라는 달갑지 않은 명칭으로 불려왔고, 관련된 정부지원이나 연구가 거의 전무하거나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다. 이들 축종의 시장규모나 생산액을 감안할 때 다른 주요 축종과 같은 수준의 지원이나 관심을 주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들 산업에 종사하는 농업인들의 불만이나 어려움이 무엇인지 귀 기울이고 불합리하거나 고쳐나갈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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