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한육우농가 근심 덜어주려면
4040
기고자 우병준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2009년  2월  2일
우 병 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지난해는 우리 농업에게 탈도 많고 어려움도 많은 한 해였다. 특히 축산분야의 경우 사료값 인상으로 농가의 어려움이 지속되었고, 4월 초에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5월 중순까지 전국적으로 계속되어 큰 피해를 입혔다. 또한 ‘광우병 사태’가 100일 넘게 온 나라를 뒤흔들더니 연말에는 젖소 송아지가격이 폭락하면서 많은 축산농가에 시름을 안겨줬다.

 

이같은 어려움들을 뒤로 하고 기축년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한 달 넘게 지났다. 지난 1월 21일에는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주최하는 농업전망대회가 열렸다. 전망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축산분야, 특히 한·육우 산업과 관련한 내용들을 짚어봤다.

 

쇠고기 소비심리 점차 회복세

 

먼저 작년 한 해 동안 광우병 논란으로 위축됐던 소비자들의 쇠고기 소비 심리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만약 올해부터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수입될 경우 그 수입량은 최대 27만 톤으로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물량은 호주산 쇠고기 시장을 우선적으로 잠식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소비자 조사결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감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환율 및 국내 경제 여건 변화 등의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육우의 경우 작년부터 암소 사육·비육 경영지수는 상승하고 암소 도축은 증가하였는데 이는 암소 비육이 송아지 생산보다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송아지 생산은 감소하고 암소 도축물량은 증가하여, 올해에는 한·육우 사육두수가 작년의 243만 두 보다 줄어든 229만~233만 두 정도로 전망된다.

 

한우·젖소 사육두수 줄어들 듯

 

젖소의 경우 올해 사육두수는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젖소 사육두수 감소와 사료 급여 차질에 따른 두당 산유량 감소로 원유 생산량도 작년에 비해 2%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해 우유 가격 상승으로 우유 소비량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우유 소비 촉진 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근래 들어 가장 큰 문제는 젖소 송아지 가격의 하락이다. 초유떼기 암송아지와 초유떼기 수송아지의 작년 12월 가격은 각각 3만3000원과 4만7000원으로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는 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경영비 상승,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와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시행에 따른 육우고기 수요 감소 등의 이유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젖소 농가로부터 10만원에 송아지를 수매해 육우 농가에게 2만원에 공급하고 있는데, 운송비 2만원을 육우농가에 지급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송아지 구매비는 무료인 셈이다.

 

육우가격 안정대책 마련 시급

 

이러한 정부 대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육우 농가에서 구매한 송아지가 약 2년 후에 출하될 때 일정 수준의 소득이 발생해야 한다. 따라서 육우 농가들에게 비육용 송아지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료비 부담이 완화되어야 하고, 장기적으로 육우 가격이 상향 안정화되어야 한다. 만약 사료비가 현재보다 10% 하락할 경우, 육우농가 소득이 2006년 수준인 70만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육우가격이 작년 2등급 수준보다 12%, 평균 가격보다는 22% 상승해야 한다.

 

결국 육우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수요 확대가 중요하다. 육우 브랜드 육성, 육우 전문 판매점 확대, 육우 품질 고급화 등과 함께 소비 확대를 위한 육우 홍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축년에는 소 같이 우직하게 땀 흘리는 우리 한육우 농가에게 아무런 걱정 없이 적어도 노력한 만큼의 결실이 돌아갈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