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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09년 1호문건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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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정길
KREI 논단| 2009년 02월 09일
정 정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중국사무소장)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은 올해 중국의 최우선 국정과제와 방향을 담은 2009년 중앙1호문건을 발표하였다. 2004년부터 6년간 연속 삼농(三農: 농업, 농촌, 농민)문제가 1호문건의 주제로 채택되었다. 삼농문제를 6년 연속 1호문건의 주제로 삼은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삼농문제가 그만큼 심각한 실정이며, 현 상황에서 중국의 최대 국정과제라는 의미이다.

 

'농업의 안정적 발전 촉진과 농민의 지속적 소득 증대에 관한 의견'이란 제목의 2009년 1호문건은 5개 분야의 28개 조치로 구성되어 있다. 거의 모든 전통농산품, 유지ㆍ경제작물, 재배업, 양식업을 포괄하고 농업기계화, 농촌수자원 건설, 중등직업학교 학생 학비 감면, 임권제도 개혁 등 삼농분야가 총망라되어 있다.

 

올해 삼농의 임무는 식량안보, 농민소득 증대, 농업기초 강화, 민생 중시

 

이번 1호문건의 핵심 주제이자 2009년 삼농업무의 주요 임무는 '식량안보, 농민소득 증대, 농업기초 강화, 민생 중시'로 요약된다. 다시 말하자면 농업기초를 강화하여 농업생산을 안정시키고, 종합대책을 강구하여 농민소득증대를 촉진하며, 공공사업 등을 통해 농촌 주민의 생활을 개선하고 농촌개혁을 강화하여 농촌 발전의 활력을 증강시킨다는 것이다.

 

식량안보는 인구대국인 중국의 최우선 국정과제이다. 개혁개방 30년 동안 중국의 식량 생산은 3억 톤에서 5억 톤으로 획기적으로 증가하였다. 2008년에는 식량총생산량이 5억2500만 톤에 달해 역사적인 대기록을 달성하였으며, 동시에 처음으로 5년 연속 증산 기록도 달성하였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지난해 '식량자급률을 95%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2010년까지 식량 생산능력을 5억 톤 이상 유지하며, 2020년에는 5억4천만 톤 이상으로 향상시킬 것'을 골자로 하는 '국가식량안전 중장기 계획 요강'을 발표한 바 있다. 경지 감소, 기후 변화, 수자원 부족 등의 요인으로 식량 증산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인구의 지속적 증가로 식량수요가 부단히 증가하여 미래의 식량안보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농민소득 증대는 현재 중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삼농문제의 핵심과제이다. 개혁개방 30년간 중국의 농민소득은 30배 이상 증가하였고 최근에는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5년 연속 6%대의 실질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이와 같이 농민의 소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농간 소득격차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도농간 소득격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1만위안을 돌파하여 3.36대1로 확대되어 개혁개방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게다가 최근 세계 경제 불황의 여파로 농민공의 실직이 본격화 되고 농민의 취업기회가 급격히 줄어들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농민의 취업기회 확대와 실직 농민공의 창업지원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농민소득 증대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농업 지원 강화 등 삼농문제 해결 방안 제시

 

1호문건에는 이상 언급한 임무와 과제를 실현시키기 위하여 농업 지원 강화를 포함한 5대 정책방안이 제시되어 있다.

첫째, 농업에 대한 지원과 보호 강화이다. 농업ㆍ농촌에 대한 재정 투입 증가, 농업보조 확대, 농산물 가격의 적정 수준 유지, 농촌금융서비스 강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였다.

둘째, 농업 생산의 안정적 발전 추구이다. 식량생산 지원 강화, 경제작물 우세지역 집중 지원, 축산업과 수산업 규모화 및 표준화 강화, 농산물 품질안전 엄격 관리, 농산물 수출입 조절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셋째, 현대화 농업의 물질적 기반과 서비스 체계 강화이다. 농업과학 기술혁신, 고수준 경지 건설, 농업기계화 신속 추진, 농산물 시장체계 건설 강화, 기층 농업 공공서비스 기구 설립 등의 방안이 제시되었다.

넷째, 농촌기본경영제도의 안정적 개선이다. 농촌토지승포제도 안정화, 건전한 토지승포경영권 양도 시장 건립, 가장 엄격한 경지보호제도와 경지절약사용제도 시행, 농민전문합작사와 용두기업 발전 지원 등을 통해 실현시킨다는 방침이다.

다섯째, 도시와 농촌 경제사회 발전의 일원화 추진이다. 농촌사회사업 발전과 농촌기초시설 건설 가속화, 농촌노동력의 취업 확대, 농촌종합개혁 추진, 농촌시장 적극 개혁, 국가의 빈곤퇴치 전략과 정책체계 완비 등의 정책조치가 동원될 것이다.

 

삼농은 사회 안정과 경제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

 

2009년은 신중국 건국 60주년이 되는 해이자 개혁개방 30년을 일단락 짓고 새롭게 출발하는 첫 해이다. 중국의 농업과 농촌은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고 있다. 농산물 가격 하락과 취업기회 감소 등 농민소득 감소 요인이 팽배하여 중국의 농업ㆍ농촌ㆍ농민은 큰 난관에 봉착해 있다. 또한 농민의 상대적 박탈감과 농민공의 대량 실업 등으로 농촌 민심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30년전 중국의 개혁 개방은 농촌에서 시작되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새로운 개혁 개방을 또 다시 농업과 농촌에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1호문건을 통해 표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내수 확대를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경기부양 10대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내수 확대의 주요 대상은 바로 삼농부문이다. 지금 중국 정부에는 농촌 주민의 민심을 달래 사회 발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내수 확대를 통해 국가 경제를 발전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삼농을 통하지 않고는 이 임무를 완수하기 어렵다.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이 6년 연속 1호문건의 주제를 삼농으로 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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