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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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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10년 1호 문건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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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정길
KREI 논단| 2010년 2월 2일
정 정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중국사무소장)

 

 

- 7년 연속 삼농(三農) 문제를 국정과제로 설정 -

 

  2010년 1월 1일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허베이(河北)성의 한 버섯농가 방문으로 새해 첫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후 주석은 그 자리에서 2010년 중국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는 삼농(三農: 농업, 농촌, 농민) 관련 업무가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원자바오 총리도 헤이룽장(黑龍江)성 농촌지역에서 “농민공 처우 개선 등을 통해 농민소득 증대에 힘쓰겠다”고 약속하면서 새해 첫 업무를 개시했다. 새해 벽두에 중국 최고지도부의 움직임에서 올해 중국의 최대 국정과제는 단연 삼농임을 짐작 가능하게 한다.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은 당과 정부의 2010년 주요 국정방향과 과제를 담은 중앙 1호 문건을 발표하였다. 예상했던 대로 이번 1호 문건의 주제는 삼농이다. 7년 연속(2004~2010년) 삼농 문제가 1호 문건의 주제로 채택되었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삼농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삼농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올해 삼농정책은 식량안전, 소득증대, 통합발전, 기초강화에 초점

 

  2010년 1호 문건은 《도ㆍ농 통합발전 역량 강화와 농업ㆍ농촌발전 기초건설 강화에 관한 약간의 의견》이란 제하에 5개 분야의 27개 조치로 구성되었다. 이번 1호 문건의 요지는 "식량의 안정적 생산으로 공급을 보장하고, 농민소득을 증대시켜 민생을 보살피며, 개혁을 강화하여 통합발전을 촉진하고, 기초건설을 강화하여 효율을 증대시킨다(穩糧保供給, 增收惠民生, 改革促統籌, 强基增后勁)는 4구절 20글자로 요약되어 2010년 농업ㆍ농촌정책의 기본구상을 명확히 표현하였다.

  이 네 가지 농정 목표는 기존의 정책을 계승함과 동시에 새로운 발전적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첫째, 식량안정과 공급보장은 식량을 비롯한 주요농산물 생산을 계속 중시하여 시장안정과 합리적인 가격수준을 유지하고 식량감산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둘째, 소득증대와 민생지원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농민소득의 지속적인 빠른 증가를 이룩하고 농민의 생산과 생활여건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셋째, 개혁과 통합발전 촉진은 공업으로 농업 발전을 촉진하고 도시가 농촌발전을 견인하는 장기효율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공업화와 도시화 및 농업현대화를 조화롭게 추진한다는 것이다. 넷째, 기초강화와 효율증대는 기초건설과 기초지원을 한층 강화하기 위하여 농업ㆍ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능력을 전면적으로 제고시킨다는 것이다.

  1호 문건은 이상 언급한 농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다섯 가지 핵심과제를 제시하였다. 첫째, 도농통합 발전을 전면적인 소강사회(小康社會) 건설의 기본 방향으로 삼는다. 둘째, 농촌민생 개선을 국민소득분배구조 조정의 중요 내용으로 삼는다. 셋째, 농촌수요 확대를 내수 진작의 관건적 조치로 삼는다. 넷째, 현대화농업 발전을 경제발전 방식전환의 중대임무로 삼는다. 다섯째, 사회주의 신농촌건설과 도시화 추진을 안정적이면서 비교적 빠른 경제발전 유지의 장기적 동력으로 삼는다.

 

농촌민생 개선 강화 등 삼농현안 해결방안 제시

 

  1호 문건은 이상 언급한 목표와 과제를 실현시키기 위하여 농업지원 강화를 포함한 5대 정책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건전한 농업 강화 및 지원정책체계 구축이다. 농업ㆍ농촌에 대한 투자 확대, 농업지원제도와 시장조절시스템 완비, 농촌금융서비스 품질과 수준 제고, 사회자원의 농업ㆍ농촌에의 투입 적극 유도, 농촌시장의 대대적 개척 등이 방안으로 대두되었다.

  둘째, 현대농업 장비수준의 제고와 농업발전 방식 변화의 촉진이다. 식량 등 주요 농산물 생산의 안정적 발전, 장바구니(菜籃子)농산물의 표준화 생산 추진, 기초수리시설 건설 강화, 고표준 농경지의 대대적 건설, 농업과학기술 혁신과 보급 능력 향상, 농산물 시장체계 건전화, 견고한 생태안전 방화벽 구축 등의 방안이 제시되었다.

  셋째, 농촌민생 개선의 가속화와 도ㆍ농 공공사업 발전격차의 축소이다. 농민의 취업과 창업 촉진을 위한 노력, 농촌 교육ㆍ위생ㆍ문화사업 발전 수준의 제고, 농촌사회보장 수준의 제고, 농촌인프라 건설의 강화, 빈곤퇴치사업의 지속적 추진 등이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넷째, 도농개혁의 조화로운 추진과 농업ㆍ농촌 발전 활력의 증강이다. 농촌기본경영제도의 안정과 완비, 농촌토지관리제도 개혁의 단계적 추진, 농업생산경영조직화 정도의 제고, 임업개혁의 적극적 추진, 농촌종합개혁의 지속적 심화와 도시화 발전의 제도혁신 추진, 농업의 대외개방 수준 제고 등의 방안이 제시되었다.

  다섯째, 농촌기층조직 건설 강화와 농촌에서 당의 집정기초의 공고화 추진이다. 농촌기층 당 건설의 강화와 개진, 국정에 부합하는 농촌기층 통치시스템의 완비, 농촌사회 안정의 확실한 유지 등의 방안이 제시되었다.

 

삼농은 사회 안정과 경제 발전 위한 불가피한 선택

 

  중국은 지난 해 신중국 건국 60주년을 맞았다. 60년간 경제 발전과 더불어 농업도 괄목할 만한 큰 성장을 이룩하였다. 13억 인구의 ‘원바오(溫飽)’를 해결하고 이제 기본적인 ‘샤오캉(小康)’을 실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농업과 농촌과 농민이 국가경제 발전의 주춧돌이 되고 밑거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많은 희생을 했다. 그 결과는 도시와 농촌의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수치로 확인된다. 개혁개방 원년인 1978년의 도ㆍ농 간 소득격차는 2.57배였으나, 30년이 지난 2008년에는 3.31배로 오히려 확대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바로 중국 정부가 사상 유래 없이 7년 연속 1호 문건의 주제로 삼농을 선택한 주된 배경이었을 것이다.

  경제적 관점에서든 정치적 관점에서든 삼농 문제는 중국 정부의 핵심 중의 핵심과제(重中之重)이다. 경제발전, 민생개선, 사회안정 및 정권공고 그 어느 것 하나 삼농 문제 해결과 관계되지 않은 것이 없다. 더욱이 2010년은 중국의 ‘11ㆍ5계획(11차 5개년 계획)’ 임무를 완성하고, ‘12ㆍ5계획(12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중요한 해이다. 1호 문건이 더욱 각별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 한 해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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