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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값 폭등락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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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병률

농민신문 기고| 2010년  10월  01일
박 시 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의 흐름을 종합해 보면 우리 사회는 커다란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인구는 2018년을 기점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하고, 그 시점이 더 앞당겨질지도 모른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은 젊은 시절 집 한채 장만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그 집을 기반으로 노후를 설계해 온 사람들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5% 정도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 사정은 심각해져 가기만 하는데, 한 예측에 의하면 203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 한다. 성장에서 감소로 사회구조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성장시대의 종언과 함께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가치관도 변하고 있다. 지난 50년을 지배해 왔던 건설·빠름·대형·물질적 성장이란 가치관이 환경·나눔·느림·삶의 질 등으로 변하고 있고,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기존의 관념들도 많이 바뀌고 있다. 감소시대에 우리 사회는 농촌의 역할이 지금보다는 더 중요해질 것이다. 성장에서 감소로 바뀔 때 발생하는 충격파를 농촌이 흡수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우리나라처럼 작은 나라에서는 서울 중심의 도시국가가 되는 것이 앞으로도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집중은 자연스런 현상이기 때문에 막을 필요도 막을 수도 없다고도 한다. 규모로 볼 때 우리나라는 서울 중심의 도시국가가 될 수 있다. 현재도 서울에서 4시간이면 전국의 웬만한 곳은 다 갈 수 있다. 2020년이면 전국의 주요 도시가 KTX로 90분 내에 갈 수가 있다고 한다. 전국이 90분대에 연계된다면 서울의 집중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볼 일이다. 서울권 중심의 도시국가가 감소시대에도 유효한 국가 발전이며 국민들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전략일지를. 일자리 문제만 해도 그렇다. 조사에 의하면 올 상반기 채용 공고의 72%가 수도권이고, 전국 실업자의 6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고 한다. 지나친 집중은 필연적으로 대형화와 자동화를 가져오고 일자리를 감소시킨다. 서울권의 집중도가 높아짐에 따라 국가 전체적으로 일자리 감소폭은 더욱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대안은 지금보다 사람들이 더 분산해서 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분산을 통해 감소로 인한 충격파를 완화하고 그 과정에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분산은 감소시대의 유효한 국가발전 전략이 될 것이다.

 

분산을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도시와 농촌을 결합한 정주공간의 건설을 생각할 수 있다. 감소시대에는 도시적 편의성과 농촌적 삶이 공존함으로써 느리지만 저비용의 새로운 정주공간 수요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주공간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자기 완결적인 발전이 가능할 정도의 규모를 갖추되 배후 농촌주민의 주거지로서의 기능이 강조돼야 하고, 도시민에게도 열린 공간이 돼야 한다. 농촌도시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농촌지역에도 양질의 주거지 공급을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은 마을 단위에 치중돼 있으며 소규모로 행해지고 있다. 지금 행해지는 정책들은 전 국민을 상대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응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농촌도시 조성이 감소시대의 국가 정주 전략으로서 자리 잡아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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