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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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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11년 1호 문건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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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정길
KREI 논단| 2011년 2월 1일
정 정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중국사무소장)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은 당과 정부의 2011년 주요 국정방향과 과제를 담은 중앙1호문건을 발표하였다. 8년 연속(2004~2011) 삼농(三農: 농업, 농촌, 농민)문제가 1호문건의 주제로 채택된 것이다. 다만 이전 7년간(2004~2010)의 주제가 삼농이라고 명시한 것과는 달리 올해의 주제는 삼농을 중심에 두고 국가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수리문제’가 채택되었다. 이로 인해 1호문건의 주제가 삼농에서 타 부문으로 전환된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일부 언론보도)가 있는데 2011년 중앙1호문건의 주제는 분명히 삼농이 핵심이다. 지난 12월 21일부터 이틀간 개최된 중앙농촌공작회의에서 2011년 중앙농촌업무의 목표와 임무 및 2011년 중앙1호문건의 주요 내용이 확정된 바 있음이 이를 뒷받침한다.  

 

《수리사업의 개혁ㆍ발전을 가속화하는 것에 관한 결정》이란 제목의 2011년 1호문건은 8개 분야의 30개 조항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1호문건은 서두에서 “물은 생명의 근원이고 생산의 요소이며 생태의 기본이다”라고 전제하고 “수리를 발전시키고 수재를 방지하는 것은 인류 생존, 경제 발전 및 사회 진보와 관계하고 국가의 안정적 통치를 위한 대사”임을 천명하고 있다. 이어서 “경제의 장기적 안정 발전과 사회의 화해 및 안정을 촉진하고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사회 건설을 쟁취하려면 반드시 수리 발전을 가속화하고 수리 유지 보장 능력을 강화하며 수자원의 지속가능 이용을 실현할 결심을 하여야한다”라고 수리 개혁과 발전의 당위성을 제시하였다.

 

중국은 세계 물 부족 국가 중의 하나로 전체 도시 가운데 절반이 물 부족을 겪고 있다. 또한 국토의 45% 지역이 연 강수량 400㎜에도 못 미치는 가뭄 또는 반 가뭄지역에 속하며 국민 1인당 물 보유량은 세계평균의 4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지역적으로 하천유량의 차이가 크고 지역간 수자원 분포가 매우 불균등하다. 특히 남북 지역간의 경지와 수자원 분포의 괴리로 농업 생산에 불리한 상황이 가중되고 있다. 즉 장강 이남 지역의 경지면적은 전국의 36%이나 하천유량은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산동과 산동 이북지역 및 서부내륙 하천유역의 경지면적은 전국의 60%에 해당하지만 연간 하천유량은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구는 많으나 물이 적으며 수자원의 계절적 지역적 분포가 불균등한 상황 하에 홍수재해의 빈발, 수자원의 수급불균형 심화, 농지수리건설 지체, 수리시설 취약 등 중국 수리부문이 직면한 형세는 더 이상 수리건설을 미룰 수 없는 형국이 되었다. 수리 개혁과 발전의 가속화는 농업ㆍ농촌 발전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발전과도 관련이 있고 홍수방지, 물 공급 안전, 식량안보는 물론 경제안전, 생태안전, 국가안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농지수리 건설을 가속화하여 전반적인 수리 발전을 확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호문건은 수리사업을 국가기초시설 건설의 우선영역으로 삼고 농지수리를 농촌기초시설 건설의 중점임무로 삼으며 엄격한 수자원 관리를 경제발전방식 전환을 가속화하는 전략적 조치로 삼아야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문건에서는 기본적으로 홍수방지ㆍ가뭄대항ㆍ재해감소체계 구축, 수자원의 합리적 배분과 효율적 이용체계 구축, 수자원 보호와 하천ㆍ호수의 건전한 보장체계 수립, 수리과학 발전에 유리한 제도 체계 구축 등 수리 개혁 발전의 4대 목표 겸 임무를 제시했다. 수리 개혁 발전을 위해 “민생우선, 종합고려, 사람과 물의 조화(人水和諧), 정부주도, 개혁창조”라는 기본 원칙도 수립하였다.

 

이번 1호문건에서는 수리사업 가운데서도 농지수리사업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빈도와 강도가 심화되고 있는 가뭄재해 발생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2020년까지 대형관개구역과 주요 중형관개구역의 설비 및 절수개조사업을 기본적으로 완성한다는 방침을 수립하였다. 특히 전국에 새롭게 천억근(5000만톤) 식량생산능력을 증가시키는 계획과 연계하여 농지의 유효관개면적을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1호문건은 또한 농촌식수안전 건설도 계속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1호문건은 수리 개혁 발전을 위한 공공재정 투입 확대 계획을 마련하였다. 향후 10년간 매년 2010년 수리사업 예산(2000억 위안)의 두 배를 수리사업에 투입하기로 하였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총 4조 위안(한화 약 680조원)의 예산이 수리사업에 투입된다. 특히 국가 토지양도수입의 10%(연간 약 700억 위안)는 농지수리 건설에 사용한다고 명기함으로써 농지수리사업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2011년은 중국의 '12ㆍ5계획(12차 5개년 계획)'을 시작하는 시점이다. 2011년 1호문건은 향후 5년간의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중국 정부는 12ㆍ5계획의 출발에 즈음하여 식량안보 확보와 경제발전 추진의 최대 제약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수자원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수립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국정과제로 인식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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