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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청년취농정책 성공에서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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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병률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11년 9월 26일
김 병 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미래정책연구실장)

 

농업경영자 중 65세 이상 비율의 경우 일본은 61%, 한국은 50%인데 프랑스는 15.4% 밖에 안된다. 농업인의 고령화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인데 극단적인 비율 차이는 어디서 온 것인가? 최근 일본은 우리보다 심각한 농업인 고령화 문제에 봉착해 프랑스의 성공사례를 열심히 공부해 대안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40년 전부터 청년농민 확보 매진

 

농업인력의 고령화와 세대교체는 아마도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늘어나는 휴경면적, 고랭지채소의 공급불안과 가격폭등락, 50%밖에 안되는 자급률로 고추 가격 급등, 이런 현상들의 바탕에는 심각해지고 있는 고령화와 인력공급문제가 깔려있다. 이 문제를 등한시한다면 앞으로 우리 농업은 급속히 무너져 내릴 것이다. 미래가 없을 것이다. 프랑스는 어떻게 취했기에 우리나 일본과 그토록 다를까?

 

프랑스는 이미 40년 전부터 농업인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에 대응해 청년농업종사자를 확보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1973년에 시작한 청년취농지원금제도(DJA)이다. 18세부터 40세까지 농고 졸업에 준하는 자격을 가진 취농희망자가 청년농업자연합회(JA), 농업회의소 등에서 본인의 경험에 따라 필요한 장단기 연수를 받고 5년후의 영농계획을 포함한 취농발전계획서를 제출하면 된다. 청년취농자로 선정되면 평지, 조건불리지역, 산악지역 등 지역조건에 따라 1인당 1000여만원에서 6000만원까지 지원받아 농기구 구입과 생활자금으로 쓸 수 있다. 세금과 사회보험금도 경감받고 필요한 자금에 대해 저리융자 혜택도 받는다. 은퇴하거나 이농하는 고령농가의 농지를 우선 임대 받을 수 있게 한다.

 

취농 지원금 자체보다 연수와 상담체제가 충실하다는 점이 더 중요한 성공의 열쇠라 한다. 취농을 준비할 때 경영 컨설턴트의 조언을 받아 취농발전계획서를 작성하고, 장단기 연수를 위해 정부는 취농예산으로 지원하고 지역의 농업회의소는 청년취농 후 3년간 전문가로 상담을 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지원금 지급, 연수·상담체제 성과

 

이러한 지속적인 상담체제로 10년 후 청년취농자의 영농정착률이 95%에 달하고 있다. 연간 6000명 정도가 청년취농지원금(DJA)을 받아 취농해 45∼54세 중핵층 비율도 90년 21%에서 2007년 30%로 늘어나고 농업경영자들이 오히려 대폭 젊어졌다.

 

청년 실업률이 높다고 아우성이다. 그럼에도 청년들은 농업을 천한 직업, 3D산업으로 보고 아예 취업대상으로 생각지 않고 있다. 어른들이 물려준 잘못된 농업관 때문이다. 자식들은 도회지로 보내 취직시키는 것이 성공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어른 농민들부터 생각을 바꿔야 한다.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소득의 66%로 떨어지고 있다고는 하나, 실제 20~30대 농업경영인 소득은 오히려 더 높다는 사실을 아는가? 자녀 중 하나라도 농업승계를 시키는 용기를 보이자. 고랭지농업의 대부인 목찬균 대관령원협 전조합장은 아들 모두 영농후계자로 만들어 성공했다. 이런 앞선 생각을 하고 있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영농후계자육성정책 덕택에 12만 농업경영인들이 이제 우리 농업의 중추가 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2~3차 산업에서 경영을 해 본 경험있는 사람들이 귀농·귀촌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모습도 매우 긍정적이다. 이제 그들을 잇는 청년농업인들을 끌어들이는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영농을 승계하는 후계자에게 과감한 혜택을 주고, 프랑스의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청년취농지원정책을 조속히 만들어 젊고 패기있는 청년들을 농업종사자로 끌어들여 보자. 청년실업문제도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청년농업인 유입정책 노력 필요

 

농업에 대해 만연한 경시풍조의 사고에 젖어있는 청년들에게 취농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청년인턴제와 군복무를 대체하는 공익요원제도 농업부문에서 실시해야 한다. 최근 대기업총수들이 거액을 사회에 기부해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보기좋은 현상이다. 기왕이면 우리 농업을 살리고 청년들의 취업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청년취농을 위한 교육사업에 각별히 신경쓴다면 더더욱 아름답고 빛나는 풍경이 연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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