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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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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13년 중앙1호문건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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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정길
KREI 논단| 2013년 2월 5일
정 정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중국사무소장)

중국의 2013년 주요 국정방향과 과제를 담은 1호문건의 초점이 또 다시 삼농(三農: 농업, 농촌, 농민)에 맞춰졌다. 중국의 중앙1호문건이란 국가의 당해 연도 업무에서 강령과 지침의 지위를 갖는 것으로 문건에서 제시한 문제는 당과 정부가 한 해 동안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국가의 최대 당면과제를 뜻한다.

 

  중국 정부(국무원과 공산당)는 지난 10년(2004~2013년) 동안 줄곧 삼농문제를 1호문건의 주제로 채택했다. 이것은 곧 현재 중국의 국가와 사회적 관점에서 삼농문제는 그 어떤 사안보다도 중차대하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중국은 농업대국이지만 농업약국(弱國)으로 전체 인구 중 농민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농민의 평균생활수준은 전체에서 최저계층에 속한다. 게다가 도시와 농촌 주민의 소득격차와 생활여건 및 사회서비스의 격차로 사회불안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현대농업 발전 가속화와 농촌발전 활력 증강에 관한 의견》이란 제목의 2013년 1호문건은 7개 분야의 26개 조항으로 구성되었다. 이 속에는 지난 연말 실시된 2013년 경제운용 방향 논의에서 주요 농정추진과제로 선정된 농업생산 강화, 농민지원 확대, 농업생산경영방식 개선, 농업의 과학화와 기술화 강화 등의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문건은 2013년 농업ㆍ농촌업무의 목표를 “공급보장 소득증대 민생보호, 개혁과 혁신 및 활력 증강”에 두고 농업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여 도농발전일체화를 삼농문제 해결의 근본 경로로 삼아 현대농업의 기초를 강화하고 신농촌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농촌경영체제의 혁신, 농촌토지의 권리확정ㆍ등기ㆍ증서발급, 토지징수제도개혁, 도시 진출 농민공의 호적과 공공서비스 문제 해결 등의 의제를 담고 있다.

 

  문건은 주요 농산물 공급보장체제 구축과 현대농업의 물질적 기초 건실화 노력, 농업지원 및 보호제도 보완과 강농ㆍ혜농ㆍ부농정책 지속 강화, 농업생산경영제도 혁신과 농민조직화 수준의 안정적 제고, 농업사회화서비스의 새로운 시스템 구축과 다원적 서비스 주체의 대대적 육성 발전, 농촌집체재산권(마을 구성원이 공동으로 소유한 토지 등의 재산에 대한 권리)제도 개혁과 농민의 재산 권리의 효과적 보장, 농촌공공서비스체제의 개선과 도시와 농촌 공공자원의 균형배치 적극 추진, 농촌관리체제 완비 및 농촌기층조직 건설 강화 등 7개 중점정책과제로 나누어 각 과제별로 3~5개 조항의 세부 방안을 제시하였다.  

 

  문건 작성에 관여한 한 농정전문가는 “중국은 식량증산 잠재력이 있고 식량 수입총량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며, 식품안전은 전 과정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각 주체로 하여금 책임을 지도록 하고, 농민의 도급토지경영권과 농민토지취득의 부가수익을 강력히 보호하는 것”을 2013년 1호문건의 3대 키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는 곧 식량안보, 식품안전 및 농민권익 보장이야 말로 삼농문제의 핵심이라는 의미이다.

 

  그동안 중국정부는 농업발전, 농가소득 증대, 도농격차 해소 및 농민생활수준 개선 등 삼농정책의 추진이 국가와 사회 안정을 위한 필요조건임을 인식하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시행하여 왔다. 그러한 정부의 계속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농문제는 여전히 크게 개선된 결과를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전의 1호문건과 비교하여 2013년의 1호문건은 과거 10년의 농업ㆍ농촌업무를 총결하였으며 향후 5년에서 10년 동안 농업ㆍ농촌업무의 지도성 문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진핑 총서기를 구심점으로 삼고 분투노력하여 농촌개혁 발전의 새 황금시대를 창조하자!”라는 문건의 마지막 구절에서 이번 1호문건은 곧 취임할 시진핑 국가주석의 국정방향과도 궤를 같이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결국 10년 임기 동안 시종일관 ‘삼농’을 1호문건의 주제로 삼은 셈이다. 특히 올해는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는 해로 중앙1호문건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고 본다. 새로 취임하는 시진핑 주석이 전임 후주석이 했던 것처럼 삼농에 대해 한결같은 무한애정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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