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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기반정비 투자 확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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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홍상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13년 10월 17일 
김 홍 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많은 나라들과 FTA가 추진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농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한·중 FTA의 경우 밭작물에 대한 개방 확대 폭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주로 축산업을 중심으로 논란이 된 한·미 FTA와 달리 밭작물 재배 여건, 가격 안정 등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할 것 같다.

한·중 FTA, 밭작물 개방폭 쟁점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주곡인 쌀의 안정적 공급기반 유지 차원에서 논 위주로 농지관리가 이뤄지고 농업생산기반정비도 추진돼 왔다.

논의 경우 평야지역 우량지만이 아니라 중간지, 산간지의 3급지 논까지도 농업진흥지역 지정대상이 됨으로써 집단화 규모가 산간지의 경우 3ha 이상인 지역까지 농업진흥지역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경지정리 등 생산기반정비도 추진돼 왔다. 밭은 2급지 이상만 농업진흥지역으로 지정돼 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면적이 농업진흥지역으로 지정, 관리돼 왔다. 논은 74%가 농업진흥지역인데 비해 밭은 13%만이 농업진흥지역이다. 그 결과 논은 10ha 이상 집단화된 지역의 대부분이 경지정리, 관개개선 등의 생산기반정비가 이뤄졌다. 밭은 30ha 이상 단지화 가능한 지역 위주로 농업진흥지역으로 지정돼 진입로 포장, 용수개발 등의 기반정비가 이뤄져 밭의 약 13.1%만이 기반정비가 이뤄졌다.

국내 밭농사 생산여건 미흡 걱정

최근 밭작물의 소비 증대, 밭작물의 재배에 영향을 크게 미칠 한·중 FTA 추진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밭작물의 생산여건은 미흡한 상태이며, 밭 이용률 저하 및 자급률 저하 문제가 심각하다. 한편 제주도에서 당근 등 고소득 작물 확대 사례 등에서 보듯이 용수개발, 농로정비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밭 기반정비에 따라 고소득작물 재배 증대와 농가소득 증대, 나아가 농촌 활성화 효과가 크게 나타나 밭 기반정비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

농촌노동력의 과소화와 노령화가 심화되고 있는데, 밭농사는 기반정비가 미흡해 기계화율이 벼(논)농사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파종, 정식, 수확 등 주요 작업을 인력위주로 수행하고 있다. 농작업 기계화율은 2000년 벼농사 68%, 밭농사 27%에서 2010년 각각 92%, 50%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밭은 50% 수준이다. 밭농사의 강한 노동 강도, 밭작물의 잦은 가격 변동 등의 문제와 더불어 밭작물 재배면적 감소 및 밭작물 자급률 저하 문제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밭지역 작물재배는 2000년 87만3000ha에서 2005년 77만3000ha, 2012년 75만8000ha로 감소하고 주요 작물 자급률도 2000년 고추 90%, 마늘 90%, 잡곡 42%에서 2012년 각각 42%, 74%, 26%로 크게 낮아졌다.

앞으로 밭작물의 기반정비 확대를 위해서는 우선 밭기반정비사업 대상범위의 확대 및 목표 면적 조정이 필요하다. 기존 밭기반정비사업의 대상으로 30ha이상 집단화 가능 지역을 설정한 것은 너무 제한적이다. 현행 30ha 이상 집단화된 지역을 10ha 이상 집단화 가능지역으로 사업대상 기준 및 범위를 완화·확대해 2020년까지 완료해서 추진하겠다는 정책 목표 수정이 필요하다. 그 경우 사업대상면적은 현행 30ha 이상 11만ha에서 10ha이상 18만ha로 약 7만ha가 증대되고 총 소요사업비도 추가 증대될 필요가 있다.

둘째, 밭기반정비 사업 대상 범위 확대와 밭작물 안정생산기반 조기 구축을 위해 연간 사업 규모 확대 및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1단계 대상지인 30ha 이상 11만ha는 2015년까지 정비 완료하고, 2단계 대상지 순증 7만ha는 2020년까지 정비 완료하는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2015년 이후 매년 평균 1만2000ha 규모로 확대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연간사업비도 1200억원 수준에서 3800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업·농촌및식품산업발전계획(안)’에서 밭기반정비사업 연간 추진 목표면적을 4000ha 수준에서 1만ha 이상 수준으로 상향조정한 것은 고무적이라 판단된다.

셋째, 재배작물, 지역특성을 반영한 밭기반정비 유형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확대되는 친환경 유기농산물, 고가 산나물 재배단지, 과채류 생산단지 등 특색 있는 지역 영농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정비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재배작물, 지역여건 등을 고려하여 용수개발, 농로정비 및 구획정리 등 정비유형을 단순, 복합, 종합정비방식으로 자유롭게 선택해 지역특색에 맞게 정비하도록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 2010년 광특회계 포괄보조부터 현지여건 등에 맞게 자율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됐지만, 지원단가도 개발유형에 따라 보다 합리적인 차등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사업대상 범위 확대·예산 확보를

넷째, 밭기반정비 다양화, 효과적 사업 추진을 위한 밭기반정비 실태 조사를 보다 내실 있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 10ha 이상 집단화 대상 지역 지정만이 아니라 최근 다양한 밭작물 수요 변화와 재배적지를 고려한 실태 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10ha 미만 대상 지역 중에서도 특색 있는 개발 대상지를 발굴해 기반정비, 귀농귀촌 등과 연계해 농지이용률 및 밭작물 자급력 제고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밭 자원의 효율적 이용 기반 조성이 한·중 FTA 대응, 안정적 먹거리 공급기반 마련 등의 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제한적인 국토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국토의 균형적 개발의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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