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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농촌건설과 한·중 농업·농촌개발협력의 새로운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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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정길
KREI논단 |  2014년 5월 13일 
정 정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국민경제의 쾌속 발전에 힘입어 국민의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였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자 급속한 경제성장 이면에 잠재되어 있던 도·농 간의 소득격차나 지역 간의 불균형 발전 등 구조적 모순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국가경제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 안정의 저해요인이 되고 있어 중국정부로서는 더 이상 해결을 미룰 수 없는 중대 국정과제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하에 중국의 ‘신농촌건설’이 탄생하였다. 2005년 10월, 중국공산당 제16기 5중전회(中国共产党第十六届中央委员会第五次全体会议)를 통과한 《국민경제발전 제11차 5개년 규획 제정에 관한 건의》에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은 중국 현대화 추진 과정의 중대한 역사적 임무”라고 명시하였으며, 이어 2006년 중앙1호 문건을 통해 신농촌건설을 공식적으로 천명하였다. 농촌의 생산력 향상 실현, 농촌주민의 생활수준 제고, 농촌기초시설의 개선, 농촌사회사업의 발전 및 농촌의 기층민주정치 구현을 목표로 설정한 신농촌건설 정책은 이후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그간의 정책 시행 결과 농업 생산여건 개선과 생산성 제고, 농가소득 증대, 농촌주민의 생활여건 개선, 농촌공공서비스 향상 등의 성과도 거두었다. 반면 농촌주민 소득수준의 상대적 저하 및 소득원의 다양성 미흡, 농촌기초시설과 공공서비스 건설 미약, 혜농(惠農)정책 집행 미흡 등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하에 최근 중국의 각급 정부, 특히 지방정부는 신농촌건설 정책 추진 가속화를 재천명하고 새로운 정책목표 설정 및 시행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중 수교 이래 양국 간의 경제교류는 급성장을 거듭해왔으며 우리 기업의 중국투자도 빠르게 증가해 왔다. 우리 기업의 중국투자는 전자, 자동차,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식품 등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최근 들어 투자의 규모와 영역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기업경영 활동을 하기 위한 현실적 환경은 그렇게 녹녹치 않은 상황이다. 우리 기업이 중국투자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경영전략 못지않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경영외적인 요인이다. 그렇다면 경영외적인 전략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최근 중국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외국기업의 중국사회에 대한 책임 관련 여론이 비등한 실정이다. 따라서 외국기업이 중국에서 기업경영을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에 가장 적합한 사업이나 활동은 바로 농업ㆍ농촌개발일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을 비롯한 세계 각국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 실천 차원에서 추진해 오고 있는 삼농 관련 사업으로는 낙후지역 농촌학교 학생 장학금 지급, 학교 기자재 증여 및 시설물 설치 등이 대부분이다. 이제 중국에서 우리 기업의 농업ㆍ농촌지원 사업은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사업으로의 방향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본다.

최근 한국과의 경제협력이 가장 활성화되고 있는 중국 서부지역에 위치한 산시(陝西)성의 경우, 성정부 차원에서 농업·농촌개발(신농촌건설) 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한국과의 교류협력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농업·농촌개발협력 분야에서는 두 가지 방향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하나는 신농촌건설 정책 및 전략 수립을 위한 공동연구를 실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미 산시성인민정부연구실과 중국서부경제발전연구중심은 각각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의 협력을 요청한 바 있어 필요한 절차에 따라 추진해나가면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민간부문의 협력으로 산시성에 투자한 우리 기업이 현지의 신농촌건설 사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신농촌건설 지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함과 동시에 새로운 사업(투자) 기회 획득 가능성도 있다. 중국정부는 ‘국가신형도시화계획(2014-2020)’을 추진함에 있어 서부지역의 신농촌건설에 많은 사업거리를 부여한 바 있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 사업은 비용대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고 판단된다. 해당기업은 홍보(광고)비의 일부만 여기에 투자하여도 광고 몇 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업 수행은 중국 소비자의 신뢰 획득과 동시에 중국 정부의 인정까지 받는 일거양득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새마을운동의 성공 경험은 중국의 신농촌건설 추진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한·중 농업농촌개발협력사업의 추진은 경제는 물론 정치ㆍ외교적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니며 우리 기업의 이익, 나아가 국익과도 직결되는 중대 프로젝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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