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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논의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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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홍상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2014년 8월 27일 
김 홍 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짐 로저스, 워렌 버핏 등 세계적인 투자가들이 “농업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농장과 농업장비, 비료, 종자회사의 주식을 매입하라”, “미래에 많은 돈을 벌고 싶다면 트랙터 운전하는 방법을 배워라” 등 농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기후변화, 환경문제, 물문제 등에 따른 식량작물 생산의 불안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식량문제, 농업문제는 미래의 핵심이슈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미래성장기술의 핵심으로 이해되는 생명공학기술(BT)을 활용하는 핵심 녹색산업이 농업이다.

ICT·BT 발달로 농업미래 주목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네덜란드는 땅이 상당히 척박하지만, 기술 덕분에 농산물 수출 강국에 거의 1등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강점인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을 농축산업과 융합해 ‘창조경제’의 핵심 수출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 “우리나라에도 이미 많은 성공사례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인적자원의 우수성, 기술력 등의 측면에서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는 가능성이 높다” 등의 의견 제시로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전략 수립이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급속한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 등의 발달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농업은 분명 미래성장산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우리의 농업·농촌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FTA 확대 및 쌀 관세화 등 시장 개방 가속화, 농업·농촌인구의 과소화 및 고령화, 젊은 우수 인력 유입의 부족, 민간 농업 투자의 미흡 등으로 우리나라 농업은 대내외 경쟁력이 취약해지고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05년 불변가격 기준 국민총소득(GNI)은 2002년 797조원, 2006년 898조원, 2009년 950조원, 2012년 1045조원(잠정치)으로 꾸준히 늘어났는데, 농업 부가가치액은 2002년 22조원, 2006년 23조원, 2009년 26조원, 2012년 25조원(잠정치)으로 지난 10년간 약간 증가하지만 거의 정체돼 있다. 반면, 65세 이상 농가인구 비율은 2000년 27.7%, 2010년 31.8%, 2012년 35.6%로 급증하고 있다.

성장산업으로서 환경 조성돼야

성장하지 않는 산업에는 유능한 젊은 인력이 유입되지 않는다. 설사 성장하더라도 다른 산업보다 성장 속도가 늦으면 우수 인력이 매력을 느끼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농업의 성장산업화 전략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전통적인 농업의 성장이 없더라도 농업·농촌의 생태적 가치, 다원적 가치 등을 활용한 농업의 범위 확대 방식의 농업·농촌산업의 성장이 필요하다. 산업으로서 농업은 성장산업으로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산업의 성장은 자원의 투입 증대, 투입재의 효율적 결합을 통한 생산성 제고, 새로운 상품의 개발, 기존 농산업 범위의 확대 등을 통해 모색할 수 있다. 농지의 유휴화, 노동력의 과소화와 노령화 등으로 투입의 증대는 기계 및 시설 장비의 이용 증대 등 자본 투입의 증대로 이해돼야 한다. 생산성의 제고는 단위면적 생산량 증대를 가능하게 하는 품종 개발, 투입재의 효율적 결합을 유도하는 과학기술 발달 및 정보통신기술 등의 활용 확대 등을 통해 가능하다. 그리고 이른바 “파프리카 혁명”처럼 기존에 없던 상품과 시장을 새롭게 창출하거나,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를 활용한 체험관광 등 서비스업 발달 등을 통해 가능하다. 특히 새로운 과학기술을 활용한 생육환경 제어 등을 통해 소비자 맞춤형 농산물의 생산, 예컨대 당뇨병 환자에 필요한 저당 토마토 생산, 미래첨단소재산업의 원료 생산 등을 위해 체계적인 첨단 생육환경 제어 시스템을 도입하는 고부가가치화 전략 등을 통해 산업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문제는 가족농 체제의 대다수 농업인이 이러한 농업의 새로운 변화 모색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느냐이다. 첨단시설농업은 많은 자본 투입, 전문적 경영기술 등이 필요하여 일부 소수의 선도 농업인만이 진입 가능할 것이다. 생명공학기술 관련 새로운 첨단소재산업의 원료 농산물의 생산도 일부 선도 농업인이나 기업적 경영체가 주도할 수밖에 없으며, 이들이 시장 개척 과정에서 조직화의 대상으로 하는 일부 농업인만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전략 속에서 기업의 농업 참여, 선도 농업인 중심의 농업경영체간의 인수·합병 등의 구조조정이 나타날 것이다. 물론 일부 협동조합적 조직적 대응 양상도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농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다수의 농업인이 적절히 적응할 수 있는 전략의 수립이 동시에 필요하다.

농업인 스스로 대응능력 갖춰야

농업인 스스로 조직화를 통한 전통적인 경종농업 중심의 규모화만이 아니라 첨단시설농업을 통한 고부가가치화, 고자본 청정 축산업, 지역 중심 조직화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업 참여 등 다양한 성장 경로를 찾아가야 한다. 농업인 스스로 새로운 성장 경로를 찾아가는 노력이나 준비 없이 막연히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전략을 제시하게 되면, 정부의 정책 방향이 농업인과 괴리돼 농정불신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전체 경제성장 속에서 다수의 농업인이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전략에 동참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우리 농업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농업인 스스로 다양한 발전 경로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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