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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과 농촌의 미래 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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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엄진영
KREI 논단 |  2015년 4월 8일 
엄 진 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최근 보도가 많이 되고 있는 농촌과 관련된 뉴스 중 하나는 귀농·귀촌자의 증가세 관련 보도가 아닐까 싶다. 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 가구는 44,000가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실제로 통계청에서 발표한 귀농·귀촌 관련 자료에 따르면, 귀농가구는 2012년 11,220가구(19,657명), 2013년 10,923가구(18,825명), 2014년 11,144가구(18,864명)로 집계되었다. 귀촌가구는 2012년 15,788가구(27,665명), 2013년 21,501가구(37,442명), 2014년 33,442가구(61,991명)로 집계되었다.

도시지역으로의 인구유출로 인한 인구감소를 겪어왔던 농촌지역으로서는 이처럼 기쁜 소식은 없을 듯하다. 특히 귀농가구수가 지난 3년간 매년 1만 가구에 달했고 귀촌가구수는 해마다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인구감소 문제를 겪고 있는 농촌지역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언젠가 우리 농촌도 사람이 북적북적하는 곳으로 변해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기대를 갖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귀농·귀촌자의 연령이다. 귀농·귀촌 가구주의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귀농·귀촌가구 모두 50대의 비율이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귀농가구주는 40대, 60대 순서였으며, 귀촌가구주 연령대는 40대, 30대·60대 순서였다.

귀농·귀촌가구주 연령대를 종합하면, 50대 중·고령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중·고령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있다. 

그렇다면, 이런 중·고령자의 귀농·귀촌은 미래 농촌인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귀농·귀촌은 농촌 인구를 당장 늘릴 것이다. 예를 들어 1000명이 살던 지역에 전출 없이 200명의 사람들이 전입해 왔다면, 그 지역 인구는 상승할 것이다.

그러나 중·고령자의 농촌으로의 인구유입을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미래 농촌 인구 상황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앞서 든 예로 설명을 하자면, 200명의 전입자들이 누구인지에 따라 미래 농촌 인구의 모습은 달라질 것이다. 즉, 이 200명의 사람들이 모두 40대 이후 중·고령자일 때의 시나리오와 20대, 30대, 40대일 때의 시나리오 결과는 큰 차이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20대, 30대의 경우 출산율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40대의 2인 이상 가구일 경우,  아동 및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형 세대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20대, 30대, 40대 가구의 농촌지역 유입은 200명의 인구유입뿐만 아니라 이들 인구의 자녀들까지 종국에는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에, 농촌지역 인구의 세대교체가 자연스레 이어지고, 미래 농촌 인구 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40대 이후 중·고령자의 유입은 단기적으로는 농촌지역 인구 증가에 도움을 주겠지만, 향후 농촌지역 인구의 세대교체라는 측면에서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렇다면 최근 귀농·귀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속단하진 못하겠지만, 40대 이하는 자녀와 함께 이주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40대의 귀농·귀촌이 50대 다음으로 비율이 높다는 점이 다소 희망적이다. 특히 나홀로 이주가 아닌 자녀와 함께 가족단위의 귀농·귀촌이 지속될 경우, 미래 농촌지역 인구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따라서, 중·고령자의 귀농·귀촌을 도울 수 있는 정책뿐만 아니라, 이와 더불어 20대, 30대, 40대가 농촌에 와서 살 수 있는 여건 마련과 일자리 창출 정책, 자녀출산 및 양육, 교육과 관련된 인프라 구축 등, 이들을 농촌지역으로 유인할 수 있는 정책 또한 지속적으로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그래서 농촌지역 인구 증가가 어느 한 순간 부는 바람에 그치지 않고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져 나가는 현상으로 정착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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