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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역 거주에 정책적인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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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시현
경기일보 기고 | 2016년 6월 9일
박 시 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때는 5도 2촌이란 말이 유행하더니 이제는 5촌 2도란 용어도 쓰여 진다. 5도 2촌이 농촌에 별장 형태의 집을 가지고 전원생활을 즐기는 여유 있는 도시민의 삶의 형태라면, 5촌 2도란 가족은 도시에 두고 가장만이 귀농 귀촌해서 주말에 가족과 합류하는 귀농 귀촌의 한 형태이다. 직장이 이전해서 어쩔 수 없이 5촌 2도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과거에 비해 우리 사회의 이동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고속도로의 교통체증은 갈수록 심해지고 주말이면 비싼 KTX 열차 표도 구하기 쉽지 않다. 혹자는 이런 현상을 두고 정주 사회에서 유목 사회(노마드)로의 이행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두 지역을 오가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이른바 두 지역 거주 현상이 이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두 지역 거주를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수도권 집중이 심한 한국에서 두 지역 거주는 국토의 균형발전과 농촌 활성화를 위한 차선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농촌의 과소화와 고령화는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향후 10년 안에 농촌의 인구는 10%이상 감소하고 고령화율은 40%가 넘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사람이 주기적으로 농촌에 왕래하는 것은 농촌 사회를 변화시키는 마중물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완전하게 농촌으로 이주한 외지인 보다는 농촌 사회에 반 정도 발을 담그고 있는 두 지역거주자가 보다 자유로운 입장에서 농촌사회의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배경과 생각이 다르고 사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이 교류하고 연대하는 것은 소소한 갈등도 발생하겠지만 분명 좋은 일이고 발전을 위한 조검임에 틀림없다. 두 지역 거주자의 농촌 출입은 아직까지도 가부장적이고 지연 혈연에 얽매어 있는 농촌 사회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삶에 대한 가치 변화로 도시민의 농촌지향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 여러 군데에서 감지된다. 두 지역 거주는 거스를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두 지역 거주자의 고충을 덜어주고 이를 촉진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도 생각해 볼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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