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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까지 고려한 대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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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송미령
농민신문 기고 | 2016년 7월 25일
송 미 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


우리 농업·농촌은 내외부적 환경 변화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항상 농업·농촌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우리 농업·농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하고 전망한다. 미리 준비하고 대응하기 위함이다.
 

특정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소비자의 선호 변화를 관찰해 대응 태세를 갖추도록 준비도 한다. 농산물 생산량과 가격 변화를 관측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농업소득의 높낮이를 완만하게 조정하려는 노력도 기울인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처럼 새로 제정되는 법률이 농업·농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분석해, 그 영향이 부정적이라면 조정해주기를 촉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Brexit)가 우리 경제에, 그리고 우리 농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전망함으로써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처럼 사전 고려를 통해서 마련한 대책은 효력을 발휘하기도 하고, 때때로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폭넓은 접근과 섬세한 준비의 필요성은 상당하다. 혹자는 예전에 비해 수박 가격이 많이 떨어졌는데, 그 원인이 수박 재배면적이 늘어나거나 소비자들의 수박 수요가 줄어서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어쩌면 환경부에서 음식물 쓰레기봉투의 크기를 줄이면서,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수박을 소비자가 꺼리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과관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그럴 개연성이 높다. 음식물 쓰레기 관련 정책까지도 고려하는 폭넓은 접근이 필요하다. 작은 크기의 수박, 냉장고에 보관하기 좋은 사각모양의 수박 재배가 이루어지는 것은 그 준비의 하나일 것이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것이 있다. 이 표현은 1970년대 미국 기상학자의 ‘브라질에서의 한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는가’라는 강연의 제목에서 유래한다. 일반적으로는 사소한 사건 하나가 커다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동시에 처음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예측 불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시공간을 가로질러 어떤 하나의 원인이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과정을 과학적 분석만으로는 예측해낼 수 없다는 말이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농업·농촌을 둘러싼 문제 역시 복합적인 탓에 아무리 과학적인 방법론을 적용해도 나비효과처럼 인과관계를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동시에 나비효과처럼 작은 준비로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래서 농업·농촌의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의미하는 나비효과까지 대응할 정도로 섬세한 대비를 해야만 한다. 그 섬세한 대비는 결과를 뒤바꿀 가능성도 있으니 말이다.
 

우선 주인의식을 갖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내가 경영하는 농장, 내가 참여하는 마을사업에 대해서는 내가 주인이다. 날씨 탓, 정부 탓, 소비자 탓을 하는 것으로 어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둘째, 끊임없이 학습하고 혁신해야 한다. 새로운 정보, 변화하는 소비자 선호, 그리고 우수 사례 등에 대해 계속 학습해 적용할 것은 적용하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학습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감행해야 한다. 셋째, 공동의 이해를 가진 이들과 협력하고 연대해야 한다. 조직화의 힘은 생각보다 막강하다. 농업·농촌 내부에서의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위험관리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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