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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희망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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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홍상

 

농수축산신문 기고|  2017년 1월 3일 
김 홍 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7년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이다. 닭은 만물과 영혼을 깨우고 희망과 새벽을 알리는 동물이다. 십이지 동물 중에서 유일한 날짐승으로 하늘로 나는 꿈을 지녔다. 붉은 닭은 총명함을 상징한다고 한다.
 

지난 2016년에는 농산물 시장 개방의 확대, 쌀 과잉 공급과 가격 하락, AI(조류독감) 확산,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농산물 시장 위축, 노령화와 양극화 심화 등 많은 문제가 제기되면서 기존 방식의 대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게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어진 정치적 혼란은 희망을 이야기하기엔 너무나 가혹한 현실이다.
 

지난 세월 우리나라는 다양한 시련을 극복하고, 새로운 활로를 찾아왔다. 국정농단 사태를 맞아서도 촛불 시위 현장에서 우리 스스로 새로운 희망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많은 국민들이 촛불 시위에 참여해 새로운 평화적 시위문화를 만들어내고, 모 국회의원의 “촛불은 촛불일 뿐이다. 결국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되어 있다”는 말에 바람만이 아니라 눈비가 쏟아져도 꺼지지 않는 LED 촛불을 등장시키는 재치까지 보였다.
 

이제 우리 농업계에서도 LED 촛불을 발견해야 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촛불 시위에서 정치 개혁의 주체가 국민이란 점을 확인했듯이 농정 개혁의 주체는 농업인이 돼야 한다. 농산업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산업이 되도록 농업인 스스로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농정의 주체로서 거듭 나야 한다.
 

최근 급속히 확산되는 AI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보상과 방역 및 매몰처분 방식은 많은 재정 투입을 필요로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농업인 스스로 사육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철저한 방역 노력 역시 요구된다. 닭의 해를 맞이해 닭의 사육 환경 개선과 식품안전체계 구축이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의 기반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이는 정책적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농업인의 적극적 참여와 책임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새해에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농업·농촌문제를 정치권이 해결해주길 기다리다가 세월만 낭비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이제는 농업계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해결한다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 이를 정치권에 제시해야 한다.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농업·농촌문제를 체계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준비 과정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총명한 닭의 해를 맞이해 농업계 스스로 더 이상 AI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사랑받는 농업인이 되자고 다짐하자. 새해부터는 우리의 생활·생산공간을 새롭게 재편하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농업·농촌에서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고, 모든 국민들이 농업·농촌의 발전이 국가의 기본이라고 주장하는 해가 되길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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