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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제대로 준비해 농업·농촌에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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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용렬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17년 1월 27일
김 용 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09년경 서울에서 있었던 IOT(사물인터넷)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이때 나는 “사물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하여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최종목표다”라는 발표자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바로 ‘생명’이라는 단어를 IT 전문가에게서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물과 사물, 사람과 사물, 사람과 사람, 공간과 공간 등이 IT 기술을 통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되었다. 그것도 살아 있는 것처럼. 문명사회를 연구하고 있는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은 이를 ‘한몸사회’라고도 했다.
 

7년 후 2017년 1월 18일 ‘농업전망 2017’ 행사에서 “4차 산업혁명과 농업농촌”이라는 주제로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송종국 원장의 발표가 있었다. 송 원장은 “신기술 등장은 기존질서를 파괴한다.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은 농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오바마 캠프에서도 활약했던 알렉로스는 「미래산업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농업이 가야 할 방향으로 빅데이터와 정밀농업을 들었다. 막연하게만 느꼈던 것들이 농업농촌에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이러한 뜨거운 이슈가 우리 농업농촌에는 무엇일까? 희망보다는 두려움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은 “직업종사자 다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자신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업무가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지만 인공지능이나 자동화와 같은 기술이 자신의 모든 업무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첨단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라고 했다. 농업농촌분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송종국 원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농업농촌분야의 일자리 감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것은 대체해도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현재 농림어업관련 종사자들의 52.3%는 4차 산업혁명으로 자신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체 분야 평균 44.7%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농업농촌분야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더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희망적인 면을 보자. 4차 산업혁명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맞춘 소량 다품목 생산을 빠르게 적용하는 것이다. 소량 다품목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농업농촌이 지향해 왔던 고품질 소량 다품목 생산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빅데이터 시대는 우리에게도 절실하다. 빅데이터를 통한 유통분야 혁신은 가장 크게 와 닿는다. 뿐만 아니라 농업농촌의 디지털화된 인프라 데이터와 사람들의 활동과의 연계, 또는 인프라간의 연결을 통한 빅데이터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농업생산 뿐만 아니라 식품안전, 환경보호, 깨끗한 농촌 등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일반 국민의 활동과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다만 농업농촌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한 투자는 실패의 지름길이다. 농촌지역 IT 투자에서도 이미 확인되었다. 준비되지 않아 두려움이 많은 것이다. 학습하고 준비하면 우리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요즘 가장 뜨거운 ‘4차 산업혁명’을 우리도 잘 준비해서 어려운 농업농촌에 새 희망을 불어 넣는 계기로 활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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