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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산 닭고기 파문,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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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형우
라이브뉴스 기고 | 2017년 3월 24일 
이 형 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

 
닭고기와 계란, 가금산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이정도인 때가 있었던가? 연말연시 계란 부족 사태 이후 이번에는 브라질산 닭고기 파문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닭고기에 냄새를 없애고자 사용금지 화학물질을 사용했다는 충격적인 발표 이후 닭고기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불신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에서는 부패된 닭고기가 수입되지 않았다는 발표를 내놓았으나, 어느 때보다 식품 안전성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급기야 브라질산 닭고기를 취급하던 유통업체와 프랜차이즈업체는 제품에서 브라질산을 사용하지 않는 조치를 내렸다.


지난 3월 17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를 판매한 육가공업체 21곳을 적발하여 38명이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유통기한을 위조하는 등 위생규정 위반 및 상한 고기 냄새를 없애기 위해 사용 금지된 화학 물질과 발암 물질 첨가물 사용 등의 혐의로 브라질 정부가 비위생적으로 닭고기를 생산한 육가공업체를 적발한 것이다. 이 중 일부 제품이 해외로 수출되어 브라질발 닭고기 파문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중국, 칠레 등에서는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닭고기 생산국이다. 2016년 브라질의 닭고기 생산량은 1,360만 톤이었으며, 그 중 수출량은 411만 톤으로 닭고기 최대 수출국의 자리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다. 2016년 국내 닭고기 총 공급량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17.5%이며, 그 중 브라질산의 수입 시장 점유율은 전체 수입량의 86.7%였다(검역기준). 주로 부분육 형태로 수입되는 브라질산 닭고기의 품목별 수입비중은 다리 97.4%, 가슴 2.2%, 날개 0.4%이다. 브라질산 닭고기의 용도는 순살 치킨이나 너겟, 강정류, 햄버거 패티, 편의점 도시락 반찬 등에서 주로 사용되어 왔다.


이러한 브라질발 닭고기 파문이 국내 닭고기 산업으로 전이될까 우려스럽다. 공급측면에서 보면 브라질산 닭고기의 유통형태와 용도에서 국내산 닭과 차이를 보여 국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사태가 브라질산 닭고기 소비 감소에 국한되지 않고 국내산 닭고기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국내산 닭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 실제 닭고기 소비자 가격의 흐름을 살펴보면, 브라질산 닭고기 파문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국내 닭고기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의 닭고기 수급안정대책 발표, 브라질발 닭고기 사태 이후 가격 흐름이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가뜩이나 HPAI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닭고기 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현물검사를 수입물량의 15%까지 확대 조치하고, 브라질 닭고기 수출작업장 현지조사를 계획하는 등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검역 관리를 강화하였다. 이와 더불어 닭고기 전체에 대한 소비 심리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에서 유통되는 닭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홍보 또한 강화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주요 단백질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한 닭고기와 계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이번 기회에 가금산업 전반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해나가는 작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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