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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절벽’ 극복하려면 농업·농촌에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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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송미령
농민신문 기고 | 2017년 4월 7일
송 미 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장)


새로운 농정 전략과 대안 논의가 활발하다. 어김없이 농업·농촌의 여러 위기 상황이 서술되고, 지원 필요성도 역설된다. 이렇게만 됐으면 좋겠다 싶은 전략과 대안도 없지 않다. 농업계를 넘어 국민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쌍둥이 절벽’에 도달해 있다고 한다. 바로 인구절벽과 고용절벽이다. 2016년 출생아가 인구 1만명당 50명이 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가 27개에 육박하며, 30명이 되지 않는 지자체도 3개나 있다고 한다. 그래서 228개 지자체 중에서 34.6%에 해당하는 79개 지자체가 소멸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저성장과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고용절벽’ 현상도 문제다. 지난해 ‘실업자 100만명·청년 실업률 10%’ 상황에 빠진 데 이어, 올해는 조선·해운·석유화학 부문에서 추가로 실업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고용시장은 당분간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 농업·농촌은 조금은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그간 감소해온 농촌인구가 귀농·귀촌 인구 증가에 힘입어 늘기 시작했다. 특히 읍지역 인구는 2010년 420만명에서 2015년 462만명으로, 면지역 인구는 2010년 456만명에서 2015년 478만명으로 늘었고, 농촌인구 비중은 2010년 18.0%에서 2015년 18.4%로 증가했다. 농촌지역 취업자도 증가했다. 2005년부터 10년간 농업 종사자는 약 79만명이 줄었으나, 비농업 부문 종사자는 약 116만명이 늘어 이 기간 농촌 취업자 증가율은 13.7%에 달한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산업 부문의 산출액 10억원당 취업자수로 따지는 취업유발계수는 전체 산업 평균이 6.4명인 데 비해 농산업 부문은 12.4명으로 거의 2배에 이른다.

농업·농촌의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다만, 농업·농촌이 어려우니 원조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처한 쌍둥이 절벽의 현실에서 조금은 희망의 범퍼 역할을 하는 우리 농업·농촌에 투자와 지지가 필요함을 전 국민이 인식해야 한다.

쌍둥이 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농업·농촌에 이뤄져야 할 투자 중 몇가지는 다음과 같다.

우선 귀농·귀촌 활성화 대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후계농민 육성을 위한 취·창농 지원을 비롯해 농촌에 풍부한 빈집·폐교 등 관련 자원 활용, 농기계·자동차를 공동 사용하는 공유경제 확산 등과 같이 귀농·귀촌자 입장에서 그리고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유인할 수 있는 대안들을 다양하게 적용해볼 수 있다.

둘째, 지역 특성을 더 잘 살릴 수 있도록 분권적 농정을 강화하되, 전국 어디에 살든지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촌 중심지에서 떨어진 마을에서도 언제 어디에서나 최소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교육·문화·복지서비스 배달 체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셋째, 농업·농촌 부문에서 부족한 혹은 필요한 일자리 정보를 발신하고 상대적으로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공공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취약계층을 돌보는 사회서비스업, 돌봄농장과 교육농장 형태의 사회적농업, 스마트농업, 반려동물산업 등 농업·농촌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일자리는 무궁무진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을 담보하려면 농업·농촌 자체가 유지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 자체로 다원적 기능을 수행하는 농업활동과 아름답고 쾌적한 농촌 공간의 유지야말로 대한민국이 처한 여러 절벽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력한 대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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