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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의 가치, 품위 있게 가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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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용렬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17년 7월 21일
김 용 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여름가뭄으로 애타게 하던 날씨가 폭우로 돌변해서 우리 마음을 아프게 했다. 심술궂다. 그래도 여름 방학이 오면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국내와 해외로 여행들을 떠난다.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시골에 있는 산과 들을 찾아 떠나려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농촌다움 잃어가는 현실 아쉬워

이들에게 우리 농업·농촌이 다른 곳보다 쉬고, 놀기에 더 좋은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여겨줬으면 좋겠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놀만한 것, 볼 것, 편히 쉴 곳이 충분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농촌다움을 점점 잃어가는 것이 더 아쉽다.
 

우리는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를 국민들에게 더 많이 알려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를 가꾸기 위해 진정 노력하고 있는가를 반문해 본다.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식량안보, 수자원 보호, 전통문화 유지, 경관 유지, 국토보존 등이다.

그러나 요즘 농업·농촌에 대한 포털검색에는 AI와 구제역과 같은 가축 질병, 축산 폐수, 악취, 농약 등에 대한 환경문제 등의 부정적인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많은 연구에서 지적했듯 국민들이 원하는 농업·농촌은 안전한 식품, 깨끗한 농촌, 후한 인심이 가득한 농촌다움이 있는 곳이다.

따라서 깨끗한 물, 깨끗한 공기, 깨끗한 경관을 유지할 수 있는 깨끗한 마을에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농업·농촌에 대해 아낌없는 응원을 보낼 것이다.
 

국민 지지 받을 준비 스스로 해야

그래서 국민적 지지를 받기 위해 박수 받을 체제를 우리가 먼저 갖추어야 한다. 민관이 협력해서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우선 농촌의 민간영역에서 자발적인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성이 담보되고 성취감이 우리에게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 뒤에서 도와주는 시스템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발맞춰 IT 기술을 활용해서 농업·농촌에 대한 정밀한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 구축에 정부는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수질, 공기의 질, 토양, 수로, 경관 등에 대한 각종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빅 데이터화 하고, 이를 활용해서 농업·농촌 디지털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농업·농촌에 대한 정밀한 공간적 인프라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농업·농촌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은 농촌관광의 성장에서 알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여행 이동총량에서 농촌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에 3.5%이던 것이 2014년에는 8.4%로 성장했다고 한다. 이것은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적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유럽의 농촌관광은 국내관광에서 18~20%를 차지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업·농촌으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업·농촌의 모습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미래다. 우리 국민들은 그런 것을 바라고, 요구한다. 우리가 먼저 집주변과 마을을 깨끗이 하고, 폐농자재 관리도 잘 하고, 농사도 친환경적 접근을 통해 깔끔한 모습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농업·농촌을 품위 있게 가꾸면 국민들이 환호하면서 호응할 것이다. 우리가 먼저 가꾸고, 품위 있게 가꾼 그 모습으로 국민들과 정부에 대해 당당히 요구하자. “농촌으로 와서 쉬고 즐겨라.” 그리고 “만족한다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해 달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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