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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에도 블록체인 바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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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창길
external_image 이투데이 기고 | 2018년 4월 4일
김 창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


농업계에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블록체인(Block Chain)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블록체인 혁명’의 저자인 돈 탭스콧은 블록체인에 대해 향후 30년 이상 우리의 삶을 지배할 미래 핵심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과연 무엇일까? 블록체인은 특정 데이터를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사용자 컴퓨터에 분산 저장하여 수많은 복사본을 만듦으로써 해킹을 불가능하게 해 정보의 안전성이 높은 기술이다. 사용자들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매시간 새로운 거래정보를 담은 블록을 생성하면 시간 순으로 연결된다고 해 ‘블록체인’이라고 불린다.



블록체인 기술은 현재 거의 완벽한 신뢰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양산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금융업계를 비롯한 산업 각 분야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신뢰성이 높은 블록체인 기술이 우리 농업에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관련된 사례를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모한 ‘2018 블록체인 시범사업 과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공모에서 ‘믿을 수 있는 축산물 이력관리 시스템’이 선정되면서 농업분야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첫 삽을 뜨게 됐다.


이 사업은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이용해, 전북 김제에서 ‘총체보리한우’를 사육하는 15농가의 1500마리 한우를 대상으로 개체별 출생부터 사육에 이르는 모든 단계의 이력 정보를 수집해 블록체인으로 연계, 축산물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향후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관련 정보를 위·변조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이력정보의 대외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국내 축산물 소비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블록체인을 농업에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 월마트는 중국에서 돼지고기의 위생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IoT 센서를 통해 이력정보를 실시간 수집해서 블록체인으로 연계하는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호주 곡물수출업체인 웨스트 퍼스(West Perth)의 가장 큰 농민조합인 CBH 그룹은 지난해에 곡물의 생산과 저장, 운송, 마케팅 전반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관심을 끌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상품을 디지털화할 뿐만 아니라 중복데이터 제거와 무결성 추적 등의 작업을 통해 효율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가는 예산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은 보조금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과학적인 관리가 요구되므로 가축방역 분야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농산물을 공동 선별해 판매하는 지역농협에도 투명한 스마트계약이 필요하므로 블록체인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의 인증, 이력추적제도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유통과정의 투명성과 소비자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블록체인은 농업분야에서의 활용도와 성과가 높은 기술이지만 우리 농업에는 그리 널리 활용되지 않는 실정이다.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자리를 잡아가려면 우리 환경에 맞는 법과 제도가 정비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은 소프트웨어(SW) 기초 기술과 접목되어 나온 결과물이므로 향후 SW 산업 육성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우리 농업에 적용되면 분명히 크고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우리 농업계는 지금부터 블록체인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지고 철저하게 준비해, 쉼 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노력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정보기술(IT)에 관심이 많은 청년 창업농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농업에 활용하는 새로운 도전을 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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