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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급작스런 기상변화, 대응하는 지혜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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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최병옥
농경나눔터 9월호 | 2018년 9월 3일
최 병 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원예실장)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추석 때에는 쌀, 보리, 조, 콩, 기장의 다섯 가 지 곡식을 포함한 모든 곡식을 일컫는 오곡과 모든 과일을 지칭하는 백 과를 수확하여 조상들께 예를 올리고 식구들이 둘러앉아 추석음식을 나 누어 먹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이러한 전통은 우리나라에서 농경사회와 산업화 사회를 거치면서 가 족과 친지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이웃과 불우한 이웃과도 음식을 통하여 마음의 정을 넉넉히 나누는 이웃사랑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2018년도 추석은 여름철부터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기상 재해가 발생하여 많은 피해를 입혔다. 과일과 채소가 한참 햇볕을 받으 며 성장하여야할 7월에는 폭염과 가뭄으로 과일류는 과피가 햇볕에 변 색하는 일소피해가 발생하였고 채소류는 무름병, 칼슘결핍 등으로 출하 량이 감소하였다. 


설상가상으로 19호 태풍 솔릭이 서해안으로 상륙하여 중부지방, 강원 지역을 거치면서 태풍으로 인한 낙과피해가 크지는 않았지만, 폭염과 가뭄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원예농산물의 생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 다. 또한 태풍이 지나간 후에는 전국 국지적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하고 있어 추석을 앞둔 시점에서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걱정이 큰 상황이다. 


한편으로, 이러한 이상기후는 지구온난화의 효과로 국내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어떤 국가에서는 가뭄과 폭염이 지속되다가 대형 산불 등으로 번져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봄철 파종기와 여름철 생육기에 고온 및 가뭄으로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걱정한 적은 있었지만, 올해처럼 기상변화가 심했던 적은 없었다. 2018년에는 7월부터 가뭄과 폭염이 여름 내내 지속되다가 8월 말에는 태풍과 집중호우가 발생 하여 추석 장바구니 물가뿐만 아니라 배추, 무 등의 채소류를 비롯한 사과, 배, 수박 등의 원예 농산물 가격상승이 헤드라인 뉴스를 장식하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얼마 전에 폭염 등의 자연재해가 농업에 미치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신임 농 식품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추석물가에 영향이 없도록 정부의 모든 역량을 모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이에 정부는 비축물량 방출, 양수기 공급, 재난대책 자금의 긴급 편성 및 지원 등을 시행 하여 추석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금번 가뭄 및 폭염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매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기상학자들은 여름철 가뭄 및 폭염이 올해뿐만이 아니라 일상화되어 평년 수준의 더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올 겨울 극심한 한파를 예고할 정도 로 기상변화가 빠르고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언론은 2018년 여름철에 발생한 폭염 및 가뭄, 태풍피해 등을 계기 로 여름 휴가철 물가와 추석물가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효과로 발생하는 가뭄 및 폭염, 태풍, 집중호우, 한파 등의 자연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원예농산물 생산과 유통기반을 하루 빨리 조성하는 것에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자연재해는 예고 없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슈퍼컴퓨터가 기상을 예측하는 지금 시대에도 인력으로 100% 극복할 수 없다. 하지만 급작스럽고 잦은 기상변화에 내성이 강한 종자와 종묘 개발과 재배방식의 보급 및 확산, 가뭄과 폭염, 집중호우에도 지속적 생산이 가능하도록 관계 시설을 비롯한 밭 기반 정비 등의 생산기반 분야 정비, 장기저장과 비축이 가능한 산지 및 소비지 유통 시설의 보급과 확산 등의 하드웨어 분야의 투자가 기상변화 만큼 신속하게 실시되어야 기 상변화에 대응하여 평상시를 비롯한 추석시즌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위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숙명론이 지배하였으나,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다양한 자연재해가 예측가능하고 일정한 범위에서 대응 가능한 지금 시대 는 인류가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자연재해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피해를 회피하는 방안을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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