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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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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송미령
농민신문 기고 | 2018년 12월 07일
송 미 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장)


‘청년실업률 10% 시대’라고 한다. 그런데 농촌에는 청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극단적으로 농촌 중에서도 면단위 지역마을의 40대 이하 청년 농업경영주가 4개 마을당 한명밖에 없다고 하면 그 심각성이 더 와닿는다. 이 때문에 ‘청년들이 농촌을 무대로 살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면 청년도 좋고 농촌도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이러한 때에 <리틀 포레스트>와 같은 영화에서 보듯 절반은 농사를 짓고 절반은 소박하지만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려는 이른바 ‘반농반X의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래서인지 2017년 귀농·귀촌 인구는 50만명을 넘었다. 귀농인구의 39.4%, 귀촌인구의 67.9%가 40대 이하 청년세대다.


청년들의 귀농·귀촌은 더없이 소중한 선물처럼 놀랍고 반가운 일이다. 이들 중 누군가는 장래에 우리 농업을 이끌어갈 후계자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지역사회를 활력 있게 가꾸는 혁신 활동가의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중 누군가는 농촌에서의 삶에 실망하고 적응하지 못해 다시 그 삶터를, 일터를 떠날지도 모른다.


국민 5434명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도시민에 비해 농촌 주민의 삶의 만족도가 더 높다. 농촌이 가진 풍부한 자연과 여유로움, 공동체적 유대 등이 작용한 덕분이다.


그러나 막상 구체적인 항목으로 들어가 정주 만족도를 물어보면 결과는 달라진다. 농촌의 교육, 보건·복지 및 문화·여가 여건이 도시에 비해 현격히 불리하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지 갖춰야 하는 최소한의 서비스 기준을 만족하고 있는 농촌 지방자치단체는 6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여건에 민감한 청년 귀농·귀촌인의 경우 10년 이내에 도시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비율이 적지 않다.


이처럼 농사를 짓기 위해 혹은 ‘반농반X의 삶’을 살기 위해 농업·농촌에 접근했을 때 부딪히는 현실의 벽은 그리 녹록지 않다. 농업·농촌 진입 초기에 겪는 집과 땅을 구하는 일, 취업·창업에 필요한 정보와 자금을 얻는 일도 그렇지만 도시보다 현격히 불리한 생활인프라와 문화·복지 프로그램은 농촌에 사는 내내 계속 인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주거, 문화·여가, 보육 등의 여건을 개선해 새로운 삶터로서 최소한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은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드는 데 있어 아주 작은 출발점이다. 이웃들과 함께 부대끼며 아이를 기르고, 영화를 보고, 운동하고 일할 수 있는 그런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최소한의 정주 여건이 최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농촌에서의 일과 삶을 권하려 한다면 농업·농촌을 균형 잡힌 일과 삶의 무대로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는 최근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을 공급하려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생활 SOC가 부족한 농촌을 더 배려하기를 기대하며, 이미 존재하는 농촌서비스 기준과 연계돼 시행되길 바란다. 농촌에서 더 나은 일과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귀농·귀촌한 이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는 농업·농촌에 새로 진입하려는 사람들은 물론 현재 농업을 하고 있고 농촌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조치들이다. 농촌을 다시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우리는 부족한 청년인력을 충당하고 농촌의 활력을 제고하며 국가 전체의 새로운 일자리도 증대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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