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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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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자 가공사업 활성화 성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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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최지현
한국농어민신문| 2019년 2월 15일
최 지 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


정부는 WTO 체제 출범이후 농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농산물 가공사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지원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역 농특산물은 가공을 통해서 수급안정에 기여하고, 부가가치를 높여 지역경제 발전과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한다. 본 글에서는 지역특산물 중에서 지금까지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구기자사례를 중심으로 가공사업의 중요성과 당면과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구기자는 중국 당나라시대에 “붉은 다이아몬드(red diamond)" 라고 불릴 만큼 영험한 한약재로 사용되었으며, 특히 항산화물질과 항노화성분이 많아 세계적으로 건강식품 및 음료, 의약품, 화장품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아시아권에서는 주로 한약재로 사용되지만, 유럽, 북미는 건강음료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 구기자생산량은 약 45만톤, 시장규모는 45억달러(원료기준)로 추정된다. 구기자수요는 2000년대 접어들어 유럽과 미국 등에서 마돈나 등 유명 연예인들이 미용과 건강유지를 위해 구기자를 먹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구기자음료 개발 및 판매가 크게 증가하여 매년 10% 이상의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해외 구기자 전문연구기관의 분석에 의하면 2027년까지 구기자생산은 식품산업, 음료산업, 의약품산업, 화장품산업의 수요증대로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시아 지역외에 북미, 중남미, 유럽에서도 구기자생산이 증가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세계 구기자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주산지로 생산량은 2008년 10만톤에서 2017년 36만톤으로 거의 3배로 증가하였다. 중국 구기자의 주요수출국은 홍콩, 미국, 프랑스, 독일, 한국, 일본 등으로, 2001년 5,500톤에서 2017년 13,600톤으로 2.5배 증가하였다니 이미 중국을 제외한 해외에도 원재료 기준 약 3천억원에 달하는 시장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구기자 생산과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구기자 재배면적은 86ha, 생산량 304톤으로 세계 생산량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충남 청양군이 생산량의 76%를 차지하지만 2011년 이후 재배면적은 42% 감소하였고, 400평 이상 재배 농가가 전체 823호 중 9%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도 영세하다. 국내 구기자 자급률은 최근 계속 감소하여 2018년 39%로 매년 500톤 이상의 중국산 구기자를 수입하고 있다.

농산물 가공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은 지역경제발전과 농가소득증대에 큰 도움이 된다. 2015년 구기자가공전문기업에서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을 받아 집중 마케팅한 결과 구기자가격은 2015년 근당 1만2000원에서 2016년부터 3만원까지 상승하여 매년 약 70억원의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한 것이 좋은 사례이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국내 구기자 전체시장은 2018년 기준 약 4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다양한 구기자가공제품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원료의 안정적 공급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산 수입원료 대체 차원에서도 국내 생산기반 확대가 시급하다. 따라서 청양 등 주산지를 중심으로 생산단지를 지정하고, 규모화해서 계약재배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작목반이 활성화되어야 하며, 지도사업을 포함하여 산지농협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공사업은 산업화단지를 조성하여 특화시킬 필요가 있다. 청양군의 경우 지자체 사업인 “지역전략식품산업육성” 사업을 유치하여 필요한 가공시설을 확보하고, 연구개발(R&D)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역 농산물가공산업의 성공을 위해 산지에서 생산자, 가공업자, 지자체가 같은 목표의식과 전략을 갖고 유기적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지역전략식품산업육성사업의 경우 도에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기초지자체와 협력하여 추진해야 가능하다.

최근 유럽에서 중국산 유기농 구기자로부터 농약이 검출되어 수입이 금지된 바 있다. 향후 유기농을 비롯한 친환경재배를 확대하여 내수 뿐 만 아니라 수출 증대에도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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