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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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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스크와 농업·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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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용렬
대전일보 기고 | 2019년 4월 23일
김 용 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미래정책연구실장)


다보스포럼으로 유명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은 매년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를 발표한다. 세계가 안고 있는 위기요인들을 찾아내고 준비하기 위한 목적이다. 올해는 1월 16일에 발표됐다. '2019년 글로벌 리스크'의 부제를 특별히 '통제불가(Out of Control)' 라고 제시했듯이 2019년은 글로벌 리스크가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리포트에서는 경제·환경·지정학·사회·기술 등 5개 분야에서 향후 10년 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총 30개의 리스크를 선정했다. 특히 경제·지정학·환경 부분의 리스크가 지난해에 비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발생 시 영향력이 가장 높은 리스크에 '기후변화', '기상이변', '수자원 위기', '대형 자연재해' 등을 꼽았다. 환경 부문은 최근 3년 동안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 측면에서 리스크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환경 정책의 실패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농업·농촌으로서는 대비가 필요한 대목이다.


WEF는 주요 리스크 외에도 전세계가 복잡화되고 서로 연계되면서 특정 충격이 발생할 경우 전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미래충격 10가지도 제시했다. 외부적으로는 자국 우선 보호주의와 국가 간 갈등, 내부적으로는 도시와 농촌의 갈등, 그리고 기술발전으로 인한 사회문제 등이다. 


10대 미래 충격 중 농업·농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도·농 간 갈등 고조'와 '식량 위기'다. '도·농 간 갈등 고조'에서는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가 급증하면서 세계 정치 지정학의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전 지구적으로 도·농 간의 가치, 나이, 교육, 권력 및 발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 도·농 간의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질 경우 심하면 국가의 분열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농 간 가치 차이가 커질수록 토착주의나 폭력적인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도 예상했다. 우리나라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갈수록 팽창하는 도시와 소멸 위험에 있는 농촌 모두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식량 위기'는 기후변화로 세계 식량생산 시스템에 부담이 가중되고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이유로 식량공급 시스템의 붕괴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경고했다. 무역전쟁이 악화되면 식량이나 농산물 공급을 저해해 큰 위험에 처할 수 있고, 공급사슬에 영향을 미치는 갈등은 국내와 국경을 넘어 식량의 유입을 저해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극단적인 경우 국가 또는 무정부주의자들이 적국의 농작물을 대상으로 생물학적 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러한 시기에 탄력적인 무역과 인도주의적 네트워크는 식량공급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제안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사정이 좋지 않다고 한다. 글로벌 식량문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도 상존하는 문제다. 국제평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도 일정한 수준의 농업 생산성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최근 세계는 기후변화 등 환경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극우주의의 득세, 인종문제의 격화 등 갈등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농촌도 함께 영향을 받고 있다. 국제적인 문제라고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우리 농업·농촌 문제와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많은 갈등과 위기요인들을 예의 주시하면서 농업·농촌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긍정적인 영향들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들을 끊임없이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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