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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마케팅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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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주재창

농민신문 기고 | 2019년 11월 27일
주 재 창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위촉부연구위원)


정부의 농산물 산지유통정책은 지금껏 규모화·조직화·전문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산지의 거래교섭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공급체계로 농가소득을 증대하는 게 목표다.


산지유통정책은 2000년대 초반까진 주로 농협을 중심으로 한 산지조직의 규모화에 힘써왔다. 그때 규모화에 견줘 조직화의 성과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일부 제기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10년대 들어 통합마케팅 개념을 도입하고 시·군을 기본단위로 산지유통조직 설립에 나선 이유다.


무엇보다 출하물량의 규모화 차원에서 산지유통시설 확대와 공동출하기능 강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 덕분에 2017년 기준 조합공동사업법인, 연합사업단, 품목 광역조직 등 농협의 통합마케팅 조직이 86개에 이른다. 이같은 통합마케팅 체계가 구축되면서 시 또는 군, 넓게는 도단위로 체계적인 농산물 판매전략 수립이 가능해졌다. 농산물의 전반적인 품질향상과 물류효율화는 물론이고 생산농가의 소득향상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최근 필자가 참여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팀은 ‘통합마케팅 조직화가 원예농산물가격에 미친 영향’이란 주제로 통합마케팅의 실질적인 효과분석을 시도했다. 가격 측면에서 통합마케팅 조직의 정책적 효과를 따져본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통합마케팅 조직화 이전(2006~2011년)과 이후(2012~2017년)로 구분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경락값 차이가 났는지를 살펴봤다. 아울러 시기·날씨·물가 등 농산물 경락값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은 제외하고 통합마케팅 효과만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분석 대상 11개 품목 가운데 8개에서 경락값 향상효과가 나타났다. 대표적인 게 복숭아다. 통합마케팅에 참여했을 때 1㎏당 경락값이 638원 높았다. 감귤과 방울토마토 역시 각각 341원, 125원 높은 효과를 발휘했다. 통합마케팅의 성과가 커지는 조건도 알 수 있었다. ▲주산지가 뚜렷한 품목 ▲통합마케팅 조직에서 취급하는 물량이 많은 품목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통합마케팅 조직 등에서 효과가 두드러졌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또 있다. 통합마케팅 조직의 효과가 품목·지역별 특성에 따라 편차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통합마케팅의 성공을 위한 필수요소인 기초생산자조직(작목반 등)과 농협의 참여 수준, 통합마케팅 조직의 판매사업 전문성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쉽게 말해 통합마케팅 조직의 개수와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말고 전문화 역시 공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통합마케팅 조직은 어느 정도 효과가 확인됐다. 앞으로는 통합마케팅 조직 사이의 편차를 줄이고 각각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생산농가 역시 개별출하보다는 계통출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결국 성패는 통합마케팅 조직의 뛰어난 리더십과 판매전략, 참여농가의 지지와 끈끈한 조직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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