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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농업·농촌이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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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홍상

농민신문 기고 | 2020년 2월 10일
김 홍 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농업·농촌 포용과 혁신,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농업전망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로 23회를 맞은 이번 농업전망대회는 농민과 농업 관련 기관·단체 임직원, 연구자, 농정 담당자 등 1900여명이 참석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농업·농촌의 변화를 전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모인 참가자들은 농정전환·포용농촌·농업혁신·수급관리 등의 주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올해 농업·농촌의 가장 큰 화두는 농정 틀 전환의 핵심과제인 ‘공익직불제’로 볼 수 있다. 농산물 생산을 넘어 환경보전과 기후변화 대응, 농촌공간 관리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농업에 대한 보상을 통해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확산시킨다는 취지의 정책이다. 공익직불제가 정착되면 쌀 과잉생산 우려가 줄어들고, 콩 등 다른 식량작물 재배가 확대돼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 영농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농가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불평등 완화 등 다양한 정책효과도 기대된다.


공익직불제 도입에 힘입어 올해 농가소득은 가구당 45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도시근로자소득의 66%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전년보다 5%가량 늘어난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다. 또한 2017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농림어업 취업자 증가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타까운 점은 농업생산과 농업소득의 성장 속도가 더디다는 것이다. 농업생산액은 2018년 50조원을 돌파했지만 2019년에 이어 올해 성장률이 1%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저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위축, 농산물 수입량 확대 등으로 우리 농업과 농가경제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스마트농업으로 농업의 혁신을 추구하고 농산물 가공, 농촌 체험·관광 등을 연계해 농가소득을 늘리는 등 여러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농산물 수급관리 역시 중요하다. 수급불안은 농가소득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소비자물가의 변동성을 키운다.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잇따른 가을태풍으로 농축산물의 크고 작은 생산 차질과 가격 등락을 경험한 바 있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생산자단체가 농산물 수급을 담당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해 농산물 수급과 농가소득을 안정화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우리 농업도 해마다 반복되는 수급불안을 완화하기 위해선 생산자단체가 생산계획 수립에서부터 수급관리를 담당하고, 정부가 제도 정비와 인프라를 지원하는 선진적인 수급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체계의 정착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는 어려운 과제이지만 올해 유의미한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축산분야에서는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양돈산업의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는 ASF가 발생했지만 정책당국과 축산농가의 선제적 대응으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신속하게 전염병 확산을 막아냈다. 올해도 축산분야는 체계적인 수급관리와 함께 방역에 힘써야 한다.


올해 새롭게 시행되는 ‘제4차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5개년 기본계획’은 국정목표 중 하나인 ‘돌아오는 농촌 건설’을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과제다. 푸드플랜, 농식품 바우처 등 취약계층에 대한 식품 지원과 농촌공동체의 연대·협력에 기여하는 사회적 농업 발전은 도시와 농촌, 농촌주민간 포용을 통해 농업·농촌의 사회적 공헌을 확대할 수 있는 사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사람과 환경 중심의 농정전환’은 앞서 언급한 다양한 과제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 한해 농민들과 전문가, 농정 담당자들의 노력으로 농민이 행복한 농업·농촌을 위한 농정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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