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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종식을 위한 농업·농촌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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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병률
농민신문 기고 | 2020년 9월 16일
김 병 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 정부와 민간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사태가 종식된 후에도 과거 사회로 회귀하지 못하고 새로운 시대가 전개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부와 학계·기업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춘 정책 수립과 선제적 대응을 위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현시점에서 코로나19에 효과적이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자세다.


코로나19 이후는 사회적 대처 수준에 따라 한층 업그레이드된 사회, 지금과 같거나 이전으로 회귀한 사회, 사회·경제·문화 부문에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사회로 갈릴 수 있다. 즉,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 대처하는 방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결정하는 기로가 될 수 있다. 이는 농업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생활반경이 좁아지고 사회적 만남과 네트워킹이 위축되고 있다. 특히 외식산업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혼밥’ 문화가 자리를 잡고 비대면 쇼핑이 증가하면서 농식품의 온라인 구매율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건강식품과 친환경식품, 면역력 증강식품 등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국산의 선호도와 신뢰도가 높아졌다. 텃밭이나 주말농장에서 직접 먹거리를 생산하는 데 흥미를 갖는 이도 많아졌다.


또 다른 변화는 농업 인력의 수요와 공급이다. 농업 현장에선 외국인 근로자 고용에 어려움이 가중돼 일손 고민이 크다. 노인회관이나 마을회관에서 모임, 공동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농촌의 수많은 홀몸어르신이 고립된 생활을 하고 의료 사각지대는 넓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농업계가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현실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국민 먹거리를 안전하게 생산한다는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친환경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안전과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또 농촌의 외국인 노동력을 줄이고 일터 주변의 유휴 노동력을 최대한 연계해 필요한 인력에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생산자단체와 손잡고 국내 인력 플랫폼을 통해 일손 부족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농장 인근 지역의 일손을 찾아 서로 이용하는 현대판 두레·품앗이 등도 생각해볼 수 있다. 농업·농촌의 인구 유입을 위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아 실패한 자영업자들과 직장을 잃은 청장년들을 농업 고용인력과 공동 경작인으로 받아들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울러 농작물 재배와 가축 사육 환경을 최대한 청결하게 유지해 바이러스 침입을 최소화함으로써 국민이 믿고 찾을 수 있는 농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도시민에게 안심 숙소,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청결한 농가숙박·농가레스토랑을 개발하고 농촌형 보건의료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날로 늘고 있는 온라인 구매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도 부응해야 할 것이다. 농가·소비자 직송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환경을 만들고, 직거래장터와 로컬푸드직매장을 전국적으로 확산해 지역 소비자들과 유동인구의 안심 구매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공급하고 쾌적한 생활·주거 환경을 제공하며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농업·농촌의 적극적인 대응과 각계의 협력이 코로나19 종식과 경제 회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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