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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메이드 인 코리아’ 인식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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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상효

농촌여성신문 기고 | 2020년 9월 11일
김 상 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외출을 자제하자는 분위기는 가정 내에서 가족과의 식사횟수가 늘어나면서 인근 소매업체의 식재료 매출액을 증가시켰다. 소비가 늘어난 소매유통채널은 개인대행, 체인대행, 편의점, 개인중형 순으로 주택가 상권에 위치한 중대형 마트들이 특히 매출액 증가가 눈에 띈다.


소매유통채널의 매출액 증가는 전체적인 소비가 위축됐음에도 식품소비가 가정 내 조리소비로 전환된 영향으로 판단된다. 줄곧 성장세를 보이던 외식산업은 식생활의 외부화로 가능했는데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을 삼가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가정으로 돌아온 것이다. 물론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이들 골목상권을 비롯한 주택 인근의 상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 또한 식생활이 가정으로 돌아오면서 자연스레 가족과의 식사도 증가했다. 가족과의 식사횟수가 증가했다는 응답은 50대와 서울 거주 가구에서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소비자룰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를 보면 그 특징은 두드러진다. 응답자의 56.6%가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구입 횟수가 증가했다고 답했고, 30~40대와 서울 거주자 중심으로 더 많이 증가했다. 또한 외식 횟수가 줄었다는 비율이 81.0%에 달한 반면, 배달과 테이크아웃 횟수는 44.9%가 늘었다고 응답했다. 거주하는 시·군·구 지역에 확진자가 존재하는 경우엔 78.0%가, 읍·면·동 지역에 확진자가 존재하는 경우엔 79.0%가 방문구입 횟수를 줄였다는 비중이 특히 높았던 점은 그만큼 영향을 더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식료품의 구입 주기는 주2~3회 41.7%, 2주일에 1회 11.7%순이었지만 이후엔 주 1회 34.5%로 가장 높았고, 2주일에 1회, 주2~3회 등의 순이었다. 방문구입 횟수는 줄었지만 전체적인 식료품 판매실적이 늘어난 것은 한 번에 구입하는 양이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대형매장을 꺼리는 경향이 커지면서 응답자의 24.3%가 평소 방문하던 구입장소를 바꿨다고 밝혔다. 그중 63.4%가 대형할인점에서 동네슈퍼마켓(39.9%), 기업형 슈퍼마켓(11.9%), 편의점(5.85%)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56.6%가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구입 횟수가 늘었다고 답했는데, 그중 40대는 어린 연령대의 자녀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 눈여겨볼 점은 전체적인 배달과 테이크아웃 횟수가 늘었다는 응답자 비율이 높았지만 전체 응답자의 20%는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이 오염되거나 조리시설의 위생상태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물론 배달과 테이크아웃이 늘었다는 응답자가 많은 것은 중요한 대목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엔 주1회, 주2~3회, 2주일 1회 순이었지만 이후엔 주2~3회, 주1회 순이었다.


응답자의 78.2%는 건강기능식품을 더 많이 섭취했다고 한다. 기본적인 면역력을 키워야 감염을 피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이 면역력 강화를 넘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믿음도 사실여부를 떠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감염원을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과 최근 제2차 대유행으로 개인 면역력을 강화한다고 감염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건강기능식품 섭취 증가세가 계속될 진 미지수다. 하지만 당분간은 이런 경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농업계에 악영향만 끼친 것은 아니다. 전체 응답자의 84.2%가 농식품 국내 생산과 자급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필수재인 식료품은 ‘메이드 인 코리아’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식량안보까지 확장된 것이다. 코로나19의 경험이 국내산 식료품 공급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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