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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나눔터 1.2월호-농촌愛 살어리랏다] 노동에서 해방될 수만 있다면 농업만큼 매력적인 직업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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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에서 해방될 수만 있다면  농업만큼 매력적인 직업이 있을까요?


이봉용 충남 공주시, 농부네 대표


IMF때인 1996년 자의반 타의반 부모님이 사시는 고향으로 귀농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 하시던 임야 3ha의 밤산, 약간의 논과 밭, 그것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밑천의 전부였습니다. 물론 귀농할 때 미래에 대한 목표나 구상은 있었지만 현실과는 많은 괴리가 있더군요. 특히 극심한 노동은 견디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밤농사와 밭농사는 온통 노동의 연속이었는데 3년쯤 견디고 나서야 할만해 지더군요. 귀농하기 전 광고디자인 일을 했기에 컴퓨터에 대한 지식과 마케팅에 대한 노하우는 조금 있던 터라 인터넷망을 구축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내가 지은 농산물은 모두 직접 판매한다는 목표로 홈페이지 제작과 오픈마켓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농산물을 인터넷 판매하는 것이 흔하지 않았을 때라 생산하기 무섭게 팔려나갔습니다. 다만 아무리 판매가 잘 되어도 내가 농사 지은 농산물 외에는 절대로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신조입니다. 그것이 밑천이 되어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당시의 고객들이 변함없이 찾아주시는 것 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농협이나 시장에 출하해오던 때보다 소득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형편도  빠르게 좋아졌습니다. 한 가지 경험을 말씀드리면 주력품목을 정할 때 가능하면 지역 특산품으로 하는 것이 매우 유리합니다. 저는 지역이 충남 공주이기 때문에 밤과 은행을 주력품목으로 정했습니다. 그 후 임업후계자로 선정, 정부의 각종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게 되어 규모를 늘리고 시설을 도입해서 지금은 20ha의 적지 않은 농장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시작할 때 다짐했던 몇 가지를 지금까지 변함없이 지켜왔습니다. 첫째로 땅에 투자했습니다. 여유만 되면 임야와 농지의 규모를 늘려나갔습니다. 둘째는 내가 생산한 농산물은 모두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는 목표로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셋째, 아무리 부족해도 다른 농가의 농산물을 구입해서 판매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농산물의 인터넷 판매가 보편화되면서 많은 농민들이 도전하지만 성공하는 경우가 그다지 많지 않은 이유로 조금 잘되면 이웃 농민들의 농산물을 사들여서 유통이윤을 남기려고 하다 보니 품질관리가 잘 안되어 소비자가 외면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그런 원칙들을 지켜오다 보니 실패하지 않은 귀농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들만 둘이 있는데 언젠가 내가 만들어 놓은 농장을 이어갈 자식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처음부터 농사를 시작하게 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처음부터 농사를 하는 것 보다 다양한 사회경험을 쌓아보고 시작하는 것이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경영마인드가 향상된다고 생각합니다. 불과 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세상이 오리라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앞으로 한 세대가 더 지나면 어떻게 될까요? AI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해서 아마도 30년 후에는 농업노동을 로봇이 대신하는 세상이 오리라 확신합니다. 농업이 피땀 흘려 일한 노력의 대가를 얻는 직업이 아니게 될 수도 있습니다. 노동에서 해방될 수만 있다면…농업만큼 매력적인 직업이 있을까요? 그런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나는 일하러 나갑니다.


<농경나눔터 2020년 1.2월호 – 농촌愛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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