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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나눔터 5.6월호-농촌愛 살어리랏다] 농촌, 도시와 다른 작은 마을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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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도시와 다른 작은 마을의 가치

이한눌 충북 청주시


‘꾼’은 어떤 일에 능숙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죠. 여러 직업인들 중 ‘농업인’을 가리킬 때 특히 ‘농사꾼’이란 표현으로 많이 사용되는 듯합니다. (‘회사꾼’이란 표현은 없지요.) 또한, ‘촌스럽다’란 말이 있습니다.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하다란 부정적인 의미를 지녔죠. (여기서의 ‘촌’은 ‘농촌’의 ‘마을 촌[村]’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다음 말을 최소 한번은 들어봤을 듯해요: “할 거 없으면 농사나 짓지.” 이 말은 농사는 도시에서 도태된 자가 마지못해 선택하는 일이란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듯합니다. 일상의 언어에서 나타나듯, 농업을 등한시하는 풍토가 아직 만연합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성장한 저 또한 농촌을 도시에 비해 낮게 보았어요. 그러다 대학원 진학을 위해 미동부의 노샘프턴이란 작은 마을로 이주했습니다. 난생처음으로 시골에서 살아 보는 경험이었죠. 농촌은 도시보다 문화적으로, 지성적으로 낙후될 수밖에 없다란 저의 편견은 이때 깨지게 됩니다. 노샘프턴과 그 주변 지역엔 매사추세츠대학, 애머스트대 학 등의 유수 대학이 있었어요. 주민들은 북클럽 등을 만들어 열띤 토론을 하고, 농촌을 소재로 한 문화 공연을 제작해 즐기며, 자기 지역의 자연적 환경을 십분 활용해 레저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말엔 농산물 직매장이 열리고, 지역민들뿐만이 아니라 타 지역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해 농산물을 구매했습니다. 마트의 가격보다 높더라도 생산자에게 온전한 소득을 주고자 하는, 그리고 푸드 마일리지를 줄여 환경오염을 낮추고 자 하는 사회적 운동 의식을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었어요. 맛집들이 많아 ‘레스토랑 위크’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역민들은 이웃을 집에 초대해 자기 가족의 레시피를 뽐내며 식사와 담소를 나눴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제가 느낀 감정은 그동안 도시에 살면서 가졌던 그것과는 참 많이 달랐습니다. ‘촌’스러웠어요. 긍정적인 의미로 말이죠. 2013년에 귀국한 저에겐 ‘할 것들이 좀 있었습니다.’도시에 취직해 회사를 다닌다든지 말이죠. 그러나, 2016년에 저는 농업을 직업으로 택했습니다. 이결심을 하게 된 원동력은 노샘프턴처럼 문화가 있는 농촌을 만들고 싶다란 욕구였죠. 그래서 영어와 미국 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는 ‘곰이 베어먹은 사과, 곰베사농장’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농장에선 마을의 청년 농업인들이 농업과 관련된 영어를 배웁니다. 방문객은 서양인과 한국인이 음식에 어떻게 다른 접근을 하는가에 대해 배웁니다. 직접 만들어보고 시식합니다. 광합성, 마이야르 반응 등등의 개념을 영어로 배우고 실험도 해봅니다. 도시의 음악 동아리가 방문해 주민들을 위한 공연을 합니다. 마을이 조금이나마 활기차졌습니다. 농촌은 도시와 다른 소중한 가치를 지닌 곳이에요. 이 가치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존중해주고 공감해주기를 바랍니다.


<농경나눔터 2020년 5.6월호 – 농촌愛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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