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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나눔터 11.12월호-농촌愛 살어리랏다] 나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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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글. 김경태 경기도 용인시


2009년 8월 14일. 둘째 아들이 돌도 안 되었을 무렵. 우리 부부는 1톤 트럭에 짐을 싸서 용인의 끝자락에 있는 시골 마을로 귀농을 했다. 회사를 잘 다니고 있다가 왜 갑자기 귀농?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였고, 전기공사업체의 기술직 팀장으로 인정받으며 근무하다가 갑자기 시골로 가서 농사를 짓겠다니, 주변 지인들 모두 의아해 했었다.
 귀농을 결심하게 된 계기로는 아버지의 권유도 있었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갑자기 생긴 두드러기 때문이었다. 그것으로 인하여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관심을 받은 것도 귀농의 결정에 한몫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퇴사를 결정하는 날부터 두드러기가 사라진 것이다. 귀농을 결정하기에 아내의 결심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
 아버지는 서울에서 25년간 꽃농사를 하다가 아들의 농업 승계의지로 임대농의 한(恨)풀이를 하듯 서울보다 4배나 더 큰 농장을 이 곳 용인으로 확장 이전을 하였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고생하시는 육체적 노동을 보면서 “나는 어른이 되면 절대 농업을 안 할 거야.” 다짐을 하였다. 일 년 내내 농장에 갇혀 여유 없이 살아야 하는 직업으로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모님의 농업인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누구보다 더 노력하고, 고통을 인내하였기에 지금의 삶이 가능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도 ‘하면 된다’라는 확신이 생겼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월급을 기다리는 한 달짜리 삶 보다는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는 평생 직업인 농업! 그 농업에서 답을 찾기로 하였다.

시설화훼는 시설원예 중 단위 면적당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이 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시설비와 운영비 때문에 일반인들은 쉽게 시작하기 힘든 업종이기도 하다. 그래서 화훼는 대부분 화훼농업을 하는 가족이나 지인의 관계를 통해 시작하게 된다. 현재 재배하고 있는 화훼 품종은 ‘안스리움’이라는 관엽식물이다.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겨울철에는 난방, 여름철에는 냉방을 하기에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지만, 연중 생산판매가 가능한 품종이다.
 화훼는 경기에 매우 민감한 분야이다. 그동안 판매가 잘된 품종만을 생산하는 농가들은 점점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같은 품종으로 다른 농장들과 경쟁을 하고 있기에 결국 시장가격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나만의 품종을 찾아야 할 필요성으로 신품종에서 크기가 작은 품종을 선택하였다. 그 결정은 모험이었다. 10년 이상 검증된 품종이 아닌 새로운 종류의 안스리움을 재배한다고 하였을 때, 다른 농가들은 걱정의 시선을 보냈다.
 다행히 미니멀라이프(minimal life)가 유행이 되면서 작은 크기의 식물을 소비자들이 많이 찾기 시작하였고, 기대 이상으로 미니 안스리움이 잘 판매되었다. 연중 생산량도 2~3배 늘고, 소득도 높아지면서 지금은 안스리움을 재배하는 농가 대부분 소형 사이즈의 안스리움을 재배하고 있다. 나의 결정이 다른 농가에게도 영향을 준 것이다.
 소비자의 취향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싸(insider)가 되어야 하기에 유행에 매우 민감하다. 나만의 무언가를 찾는 욕구도 강해지고 있다고 본다. 평범하기보다는 특이함(unique)이 경쟁력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더 다양한 색(color)의 안스리움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또한 가까운 미래의 답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농경나눔터 2020년 11.12월호 – 농촌愛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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