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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나눔터 6월호-농촌에서 온 편지] 재원도에서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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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도에서 보내는 편지

글. 김연숙 전남 신안 재원보건진료소장

안녕하세요.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재원보건진료소 소장 김연숙입니다. 봄 향기가 물씬 풍기는 임자도의 봄 풍경은 도시의 화단처럼 줄 맞춰 가지런하지는 않으나 진료소 앞 동백나무도 파릇파릇하고 곳곳에 노랗게 유채꽃도 반갑습니다.

보건진료소는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역의 주민들에게 보건의료를 효율적으로 제공하여 국민의 의료균점과 보건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된 1차 보건의료기관입니다. 보건진료원이 상주 근무하며,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증상에 따라 약을 처방하거나 필요시 상급 의료기관으로의 후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재원도는 가장 가까운 육지에서 1시간 정도 철선을 타고 들어오는 섬입니다. 재원보건진료소는 육지에서 비교적 거리가 있고, 배가 하루에 2번만 있는 섬이기에 환자가 많습니다. 환자분들은 대개 지역 주민인 경우가 많지만, 위치나 환경에 따라 다양한 분들이 찾아오는 장소입니다. 재원도의 경우 어업 종사자가 많은 지역이라, 육지를 오가는 직업의 특성상, 환자분들이 물때에 따라 시기에 맞춰 오십니다. 특히 어업 비수기이자 정비기인 겨울은 주민 30여 명에, 어업 종사자분들이 100여 명이 넘게 상주하여 보건진료소의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합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낙도에서 응급환자 후송은 가장 중요한 업무입니다. 현재 정부와 전라남도 지자체에서는 닥터헬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닥터헬기는 응급환자 발생 시에 의사가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여 응급환자를 처치하고 환자를 육지의 병원으로 후송할 수 있는 제도이나, 이마저도 날씨의 제약이 심해 이용이 어려운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 경우 해양경찰 경비정을 이용해 육지 후송을 수행하고 경비정까지 이동을 위해 ‘나르미 배’제도를 운용하여 모터보트로 경비정 후송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간에 응급환자 발생은 가장 빠르게 환자 후송이 가능하나, 야간의 경우에는 모터보트 및 경비정 이용만 가능해, 간혹 환자 후송이 지체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환자의 처치만큼 중요한 것은 질병의 예방입니다. 이를 위해 신안군보건소와 보건진료원들은 지역 주민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해 주민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 힘쓰고 있습니다. 재원도는 그 어떤 섬보다 풍경이 아름답고 멋진 섬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산다는 것은 녹록치는 않습니다. 바람이 불고 안개가 끼면 모든 것은 정지되며, 도시에서 당연한 일상들이 이곳에선 누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지역주민들이 있고, 이 분들 덕에 우리 대한민국의 국토가 지켜지고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낙도에서 보건진료원은 여러 환경적 제약이 있음에도, 주민들과 긴밀하게 호흡하며 살아가기에 그 어떤 공무원 보다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비록 환경은 녹록치 않지만 우리 농어촌 지역 주민들과 함께 건강한 일상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농경나눔터 2017년 6월호 – 농촌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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