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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나눔터 10월호-KREI에 바란다] 미래 농정 방향을 제시하는 싱크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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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농정 방향을 제시하는 싱크탱크

함규원 농민신문 정경부 기자

 <농민신문> 기자로 기사를 쓴 지 2년이 다 돼간다. 지난해에는 농협경제지주를 출입했고, 올해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담당한다. 농업계뿐 아니라 한국사회 어디든 비슷하겠지만, 누구를 만나든 첫 번째 대화 소재는 고향 이야기가 많았다. “기자님은 고향이 어디인가요?”라는 질문에“경기도 부천이에요”라고 하면 다들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파랗게 어린 기자와 접점을 찾을 소재가 마땅치 않아 꺼낸 고향 이야기인데, 그마저도 농촌이 아니라니 덧붙일 말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비록 자신의 출생지가 농촌이 아니라도 부모와 조부모의 고향은 농촌일 테니 모든 국민의 고향은 농촌이라는 말도 있지만, 반례는 얼마든지 있다. 나 역시 그러하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수도권 대도시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대학을 다닌 내게 농업·농촌 문제는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영역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같은 정부부처나 굵직한 농업 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젊은 사람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짐작한다.
 이렇게 인구구조와 사회 환경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상황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농업의 산업적·다원적 가치와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연구를 활발히 해달라는 것이다. 농촌 고령화, 농가소득 양극화, 농산물 시장 개방 등 농업과 농촌을 둘러싼 현실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지만 이를 절실하게 느끼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삶의 공간을 벗어난 세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현안이 터질 때마다 농업계의 요구 사항이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지 않도록 충분한 설득 논거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또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는 연구자 양성에 초점을 두기를 바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27개 국책연구기관 중 유일한 농업 연구기관으로 한국농업정책을 이끄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이라는 한계도 있겠지만, 정부의 눈치를 보지 말고 연구자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정부의 농업정책을 지지하고 뒷받침하는 지렛대 역할만 할 게 아니라 때로는 한국의 농업 현실과 농정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 꿋꿋하게 제 할 말은 하는 연구자가 많은 연구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도록 힘써야 한다.
 끝으로 농업 현장의 요구를 담아내는 연구 과제를 발굴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학문은 운동이 아니므로, 모든 연구자가 농업현장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복잡다기한 농업 문제를 풀어내려면 현장에서 들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탁상공론식의 이론에 그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각 지역의 KRE리포터가 보내온 농촌 현장 여론을 취합한‘현장의 소리’를 재미있게 읽고 있다. 현장 중심의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새내기 기자에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대상이기에 앞서 어려운 농업 문제를 하나하나 짚어주는, 믿고 따르고 싶은 선배다. 앞으로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미래 농정 방향을 제시하는 싱크탱크로서 선도적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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