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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나눔터 11월호-농촌에서 온 편지] 저희 농장의 새로운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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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농장의 새로운 등불

고권진 에델농원 대표

농대를 졸업하고 군 제대 후 농업에 입문하였기에 경력 28년의 농사꾼이 되었습니다.
저는 농업의 최고의 수혜자라고 생각합니다. 70년대 감귤나무는 대학 나무라 할 만큼 고소득 작물이었고, 80년대 바나나 등 열대과수재배, 90년대 가온 감귤하우스 등, 심지어 IMF때도 제주감귤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였기에 면적과 수량만 확보하면 고소득이 보장되는 시기였고, 이때가 제주의 농촌에는 젊은 2~30대가 가장 많이 있었고 활기 있었던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2000~2001년 감귤 생산량이 최고조에 달해 적정생산량의 130% 이상 생산되어 생산비 이하로 출하되던, 위기인 시절도 있었습니다.
2001~2003년에 대대적인 부적지과원 폐원, 1/2간벌 등으로 위기를 벗어나 2004년부터는 정상가로 회복함은 물론, 작목의 다양화 등 품종별 과잉조짐이 보이면 먼저 품종갱신 등으로 다가올 수 있는 위기에 스스로 미리 대처하는 성숙한 농촌으로 변모하였습니다.
2010년부터는 자동화 시스템의 발전으로 위험요소들이 많은 부분에서 감소하고 있으며, 7년 전부터는 농장 일부에 스마트팜 시설이 돼있어 더욱 편안하게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지금껏 일생을 농사에 전념해 오면서 후회하거나 다른 직업을 고려해본 적이 전혀 없고요, 과학기술의 발달 덕택과 경영규모 축소를 하면서 차분히 노후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큰 걱정거리가 있었습니다. 3명의 자녀들이 농업과 전혀 관련 없는 학과로만 진학하는 것이었습니다.
후계자가 없는 농장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수도 없었고, 그저 노후를 위한 경영계획 수정만 반복할 뿐 딱히 그 어떤 희망도 없었습니다.
항상 반전은 있나 봅니다. 추석 때 막내이면서 아들인 셋째가 졸업 후 직장 다니다가 나중에라도 농사를 짓는 것을 고려해 보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게 뭐! 그리 대단한 사건이냐? 하시겠지만, 저에게는 희망의 불빛입니다. 그동안의 욕심으로는 농대로 편입하여 농업에 입문하기를 원했지만, 그래도 15~20년 후면 후계자가 생기게 되어 명맥은 유지할 수 있다는 희망입니다.
들판의 감귤들은 예년보다 높은 당도와 품질을 자랑하며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고요, 농업에 입문할 때의 초심으로 다시 15년 계획을 세우며, 지속적인 발전, 더 여유로움이 넘치는 농장을 만들어 나가기에 여념 없습니다.
농업은 공익적(식량안보, 안전한 먹거리 등) 측면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산업입니다. 아무리 4차 산업이 발달한다 해도 젊은이가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루속히 20대들이 선호하는 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힘 모아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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