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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나눔터 7월호-농촌愛 살어리랏다] 유기농만을 고집하는 청년농업인 김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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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만을 고집하는 청년농업인 김후주입니다.

 

. 김후주 충남 아산, KREI청년리포터

 

충남 아산에서 1958년 개원한 배 과수원을 3대째 승계하여 경영하고 있는 청년농업인 김후주입니다. 창업주이신 조부모님 중 할아버지의 함자 주원을 딴 주원농원은 국내 최초로 유기인증을 받은 배 과수원입니다.

 

2대 승계농인 부모님은 농약과 화학비료에 의존하고 있는 농업의 한계를 느끼고 당시엔 생소한 개념인 유기농법을 농장에 도입하셨습니다.

 

부모님이 유기농법을 도입하자 주변에서는 불가능하다며 만류하고 미쳤다며 손가락질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화학농약과 비료를 중단하자 그 조건에 익숙해졌던 나무들이 심한 몸살을 앓고 거의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잎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버리는가 하면, 꽃이 피지 않고 배가열려도 병충해에 시달리다가 탁구공만한 크기로 성장을 멈춰버렸습니다. 초반 몇 년은 말 그대로 지옥 같은 시기로 버티기 어려웠습니다. 왜냐면 수입이 없고 빚만 지게 되고, 최악의 경우 나무가 더 버티지 못하고 정말 죽어버린다면 그대로 우리 가족은 길거리로 나앉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지요. 농부에게는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때문에 아직도 유기농을 도입했다가도 한두 해 만에 다시 관행농법으로 돌아가는 농가가 많습니다.

 

다행히 몇 년이 지나며 나무들이 점점 적응하면서강해지기 시작했고, 부모님도 강해지셨습니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유기농법에 대해 연구하고 해외로 유학도 다녀오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노하우를 터득했습니다. 못생기고 작아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들을 모아 가공을 시작했고 점점 발전해 국내 최고의 유기농 배즙과 도라지 배즙을 자가생산하는 유기 가공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각고의 노력 끝에 해썹(HACCP) 인증까지 받아 식품위생과 안전도 갖춘 배가공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화학농약과 화학비료, 성장호르몬 없이도 다른 관행 과수원의 나무들만큼이나 튼튼하고 좋은 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전국팔도의 내로라하는 배들이 모인 경연대회에서 상을 받고 당당히 모범농가로 거듭나 많은 농업인 분들이 선진지 견학삼아 저희 농원을 방문해 주십니다. 얼마 전 견학오신 경기도의 배 과수원 농부님들은 저희 과수원을 보고 정말 유기농이냐 거듭 물어보십니다. 살아있는 거미들, 무성한 초생, 농약과 화학비료의 흔적이 전혀 없는 자재창고. 나무를 유심히 살펴보시고는 이거 참, 우리 집 나무보다 훨씬 좋네!”라고 감탄하셨습니다. 오시는 분들 모두 저희 과수원에 반하고, 시원하고 달콤한 배 맛에 반합니다. 16년에 걸친 수백분의 단골손님과 유기농 배를 찾는 수많은 거래처, 학교급식에 최고의 배를 선사하기 위해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저는 유기농이 아니었다면 농사를 이어받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국민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도 중요하지만, 제가 유기농을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농업을 책임지는 저를 위한 선택이라고 단언합니다. 독한 화학농약의 최대 피해자는 다름 아닌 농부가 아닐까요? 농부들은 장갑과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분해되지 않은 화학물질 원액을 일상적으로 마시고 만집니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살지만 시골동네 어르신들은 암으로 돌아가십니다. 농부가 없으면 농업도, 농촌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농부들의 건강이 보장받지 못하는 한 농업의 지속가능성은 요원해질 것입니다. 저는 주변의 청년농부 동료들, 농부를 꿈꾸는 학생들, 친환경 농업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소비자분들을 만나면 유기농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얼마나 좋은지 자랑하기에 바쁩니다. 남들보다 몸이 힘들고, 신경 쓸 일도, 공부할 거리도 많지만 유기농을 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농경나눔터 20197월호 농촌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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