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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 젊은 농부 4인방 10년 결실… 돌밭이 금싸라기 메밀밭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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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지역의 미래, 농촌융합복합사업] 제주 대표적 관광명소‘보롬왓’의 성공비결 
2020-12-21


젊은 농부 4인방 10년 결실… 돌밭이 금싸라기 메밀밭 대변신
볼거리 많은 제주도에서도 소문난 명물 중 하나로 서귀포 표선면에 위치한 ‘보롬왓’이 꼽힌다. 보롬왓은 바람이 부는 밭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밭이라는 명칭 그대로 이곳에서는 메밀과 청보리 같은 밭작물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라벤더와 튤립, 수국 등 꽃밭이 곁들여지면서 어느새부턴가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여름휴가철인 6~7월이면 ‘메밀 축제’ ‘라벤더 축제’ 등이 곁들여지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기준 30만명의 방문객이 보롬왓을 다녀갈 정도로 입소문을 탔다.

척박하기로 소문난 돌밭이었던 보롬왓이 변모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젊은 농부 4명이 뭉쳤다. 이 가운데는 안정적인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던 이도 있었다. 처음에는 땅을 임대해서 농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임대료가 오르면 쫓겨나고 새 땅을 찾는 작업이 반복됐다. 그러다가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매입 사업을 알게 되고 현재의 보롬왓 부지 33만㎡를 정책자금을 통해 매입했다. 가족들과 함께 제주한울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제주를 대표하는 작물 중 하나인 메밀을 일구기 시작했다.

생산한 메밀을 장터에 내놓는 기존의 농업 유통구조를 답습하지 않고 직접 가공에 나섰다. 메밀 빵부터 시작해 메밀 차, 메밀 초콜릿, 메밀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들었다. 판매 통로는 직접 운영하는 카페를 택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생산시설 격이었던 메밀밭이 전면으로 등장했다. 보롬왓 앞마당에서 재즈 공연을 펼치고 강연을 했다. 2015년부터 ‘제주 보롬왓 메밀 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축제는 종류를 점점 더 늘리며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방문객이 메밀밭 한쪽에 위치한 카페에서 상품을 사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며 매출이 급증했다. 농산물을 생산하고(1차) 가공하고(2차) 체험하는(3차) 과정이 한곳에서 펼쳐지는 ‘농촌융복합산업’ 구도를 완성한 것이다.

사회와의 상생을 시도한 점도 눈에 띈다.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식물은행’이라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씨앗을 대출받아 싹을 틔우면 대출을 갚는 이 독특한 활동에 500여명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동참했다. 이들과 같은 청년농을 육성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도 펼쳤다. 2018년 시작한 이 활동은 82명의 졸업생을 양성했다. 내년부터는 지역사회 농산물을 수매하는 활동도 추진한다. 이종인(43) 제주한울영농조합법인 대표는 20일 “잘 관리된 농산물을 직접 보고 평가한 뒤 수매하는 ‘가치농업센터’를 내년 1월 출범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성과물은 정부의 눈길도 끌었다. 제주한울영농조합법인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9월 시상한 ‘제8회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대표는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부모님도 농사를 지으셨는데 항상 허덕이셨다. 우리가 하는 것은 농업이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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