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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의 영향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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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민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의 영향과 대책

 정민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전북 익산지역에서 11월 23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 및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해당지역 500미터 이내의 가금류를 살처분해 매몰하고, 반경 10 킬로미터 이내에선 가금류 이동과 외부출입자를 통제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27일 최초 발생지로부터 3킬로 정도 떨어진 경계지역에서 다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함에 따라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003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철새 이동경로를 따라 북미지역,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도 2003년 말 충북 음성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충남북과 경남지역까지 확산되어 530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한 경험이 있다. 

 

고병원 조류인플루엔자는 한번 발생하면 이를 청정화 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닭의 높은 폐사율과 인체 감염 가능성 때문에 닭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다. 2003년 말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을 당시 소비자의 70%가 닭고기 소비를 줄일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실제로 닭고기 소비량은 30% 가까이 감소하였으며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그리고 청정화 시키는 데에도 6개월 이상이 소요되었다.


   조류인플루엔자 확산될 경우 닭고기 수급에 큰 차질 예상

 

이번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조기에 차단되지 않고 계속 확산될 경우 향후 닭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매우 커질 것이다. 먼저 국내산 닭고기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지역인 전북 익산은 닭고기 생산 주산지이고, 최초발생지역 10 킬로미터 이내에 국내 최대 닭고기 생산업체가 위치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은 수출 및 소비에 큰 영향이 미칠 것이다. 이미 일본과 대만으로 삼계탕 수출이 중단된 상태이고, 미국으로 삼계탕 수출을 위한 정부노력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소비자들은 과거의 학습효과로 인해 처음 발생하였을 때보다 다소 안정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부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20%이상 감소하고 있어 향후 소비자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철저한 차단 방역과 역학조사 필요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닭고기 수급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발생농장의 신고지연에 따른 인근지역으로의 확산은 아직 없지만, 발생지역이 닭고기 생산 주산지의 종계농장이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었을 가능성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발생지역 종계장과 인근지역의 종계장에서 유통된 부화용 계란을 통한 감염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사가 이루어져 한다. 서산지역 양계장에서 폐사한 닭이 익산 종계장에서 유통된 계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은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신속한 차단방역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조류인플루엔자 발생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도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감염경로는 철새를 비롯하여 농장관계자의 해외방문 등 다양할 수 있다. 감염경로가 철새라면 철새 이동경로를 따라 많은 지역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양계농가의 경영안정과 소비자 심리불안 해소에 적극 노력해야

 

양계산물의 수급안정을 위해서는 피해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한 조속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직접 피해를 입은 농가에게는 가축전염병예방법 규정에 따라 살처분 가축과 폐기계란에 대한 시가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이동제한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도 생계안정자금 등을 지원하여 조속한 피해복구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의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닭은 전량 살처분되어 매몰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섭씨 75도 이상에서 열처리하면 완전 소멸되기 때문에 열처리된 닭고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양계농가들의 철저한 사양관리 노력도 필요하다. 평택에 이어 양평에서도 저병원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고 있다. 저병원성은 언제든지 고병원성으로 바뀔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방역이 필요하다. 양계농장에서는 사육중인 닭에게 영양분이 높은 사료와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축사단위당 사육수수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축사주위의 소독을 철저히 하는 등 축사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조류인플루엔자 감염경로가 철새에 있다면 철새이동 시기마다 조류인플루엔자 발생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철저한 방역과 축사환경 개선으로 질병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현재의 위기를 앞으로의 발전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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