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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쇠고기 수입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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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민국
국민일보 기고| 2007년 9월 10일
 정 민 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이 전면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가 2006년 1월 한·미간 쇠고기 협상 타결로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에 한해 다시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이 검출되면서 수입된 물량이 반송되거나 폐기됐으며, 최근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서는 광우병 관련 특정위험부위(SRM)인 척추뼈가 발견됨에 따라 검역이 중단되기도 했다. 여러 차례에 걸친 미국의 수입위생조건 위반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불신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2003년 쇠고기 수입량(29만4000t) 가운데 미국산이 차지한 비중은 68%였다.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경쟁국들보다 수입 가격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산의 점유율이 높았던 이유는 국내 소비자에게 품질이나 안전성을 인정받은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뜨겁다. 미국은 지난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통제 가능국으로 판정받은 이후 수입위생조건 개정을 요청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수입위험평가’ 절차를 통해 갈비를 포함한 수입 범위 확대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수역사무국이 광우병 통제국에서 생산된 쇠고기의 경우 특정위험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에 대해서는 교역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국내 수입 시장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려면 미국이 우리나라와 합의한 수입위생조건을 철저히 준수하고, 수출 쇠고기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쇠고기의 안전성 제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교역은 상호간에 신뢰가 바탕이 될 때 성장할 수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절차에 있어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소비자 단체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제기하는 가운데 갈비 등 수입 범위 확대가 소비자 안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으며, 생산자 단체는 수입물량 증가로 국내 축산업이 입게 될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다양한 그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이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소비자들의 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에 있어 가격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지만 식품의 경우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가격을 비롯한 나머지 요소는 의미가 없다. 우리나라의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비자는 안전하고 품질이 우수한 쇠고기를 지속적으로 선택할 것이다.

 

한우고기의 절반 정도가 1등급이다. 고급육 생산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는 것과 동시에 산지에서 생산된 우수한 한우고기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진짜 한우고기인지 확신할 수 없어 수입 쇠고기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한우고기는 한우고기로’ ‘수입 쇠고기는 수입 쇠고기로’ 판매될 수 있도록 유통 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도 정부가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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