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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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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에 대응한 대체에너지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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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학균
KREI 논단| 2010년 3월 17일
정 학 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지난 100년간 1.5℃ 상승하여 세계 평균상승기온인 0.74℃보다 높게 상승하였다. 평년에 비해 단기적으로는 추울 수도 더울 수도 있지만 장기간의 변화가 분명 나타나고 있다. 기후계가 점차 변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기후변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계절의 변화도 나타나는데 여름철과 봄철은 길어진 반면 겨울철과 가을철은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기온이 상승하면 겨울철에 시설하우스 내에서 난방을 하여 농사를 짓는 농가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겨울철 시설 내 온도를 1℃ 높이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유가 필요하다. 그런데 기후변화에 의해 온도가 상승한다면 가뜩이나 높은 유가를 고려할 때 이는 분명 시설농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시설농가에 기회만 되고 있는 것일까? 시설농가는 고비용의 시설을 투자하여 겨울 한철에만 농사를 짓지는 않는다.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남부지방에서 겨울재배를 하는 경우 작기는 겨울을 지나 봄철, 여름철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지구가 온난화되면서 겨울철 온도만 상승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봄철과 여름철의 온도도 같이 상승하고 있다. 늦봄과 여름철 한낮의 하우스 시설 내 온도는 환기를 한다 하여도 외부기온보다 높아 35~40℃ 이상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시설채소 작물은 30~35℃ 이상의 고온에서 생육이 나빠지고 착과, 비대, 착색이 불량해진다. 그래서 시설농가는 작물이 고온피해를 받지 않도록 환기, 차광, 기화열을 이용한 냉방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시설 내 온도를 어느 정도 낮추고 있다. 하지만 생육상태를 양호한 조건으로 지속시키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

 

  늦봄과 초여름철 시설채소의 수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품질이 저하됨에 따라 대부분의 시설농가는 재배를 종료한다. 장기간의 생육으로 수세가 약화된 측면도 있으나 낮 기온 상승에 따른 고온관리의 어려움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온난화로 기온상승이 지속된다면 품질저하와 수량감소의 정도는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이 기간에 안정적인 생산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겨울철에 난방을 하듯 냉풍기를 이용하는 방법일테지만 이는 높은 비용 때문에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 따라서 지구온난화는 시설농가에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찾아오고 있는 셈이다.

 

  기후변화와 유가상승에 따른 위기에 직면한 시설채소 농가는 난방 및 냉방을 위한 대체에너지의 적용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지열에너지의 시설채소에의 적용이 녹색기술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지열에너지는 인간에 의해 개발된 지구의 열을 총칭한다. 지하 300m 이내 연중 12∼25℃의 일정한 온도를 이용하여 냉난방 시스템을 구현하는 방식을 지열히트펌프라고 한다. 히트펌프란 펌프가 물을 낮은 위치에서 높은 위치로 퍼 올리는 기계라는 의미와 마찬가지로 열을 온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장치이다. 지열히트펌프를 시설농가에 적용하면 난방효과와 냉방효과가 모두 발생하여 경유 난방의 기존 시스템에 비해 편익이 발생한다. 앞으로 유가가 상승한다면 그 편익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갈되어 가는 화석연료를 대체함으로써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가 온실가스를 자발적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지구온난화의 원인의 하나로 알려져 있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는 점에서 또한 의미가 있다.

 

  외국에서는 지열히트펌프를 비농업부문뿐만 아니라 농업부문에서도 상당히 상용화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비농업부문에 점차 이용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농업부문도 작년부터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시설원예 지열난방 보급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위기에 직면한 시설채소 농가에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열히트펌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방향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지열히트펌프 보급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지열히트펌프 설치에 고비용이 들기 때문에 개인 농가단위가 지금 당장 적용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규모의 지열히트펌프 시장이 형성되기까지 정부차원에서 꾸준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는 지열히트펌프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농가 가운데는 지열히트펌프가 안정적으로 가동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그러므로 지열히트펌프 연관 산업도 함께 발전시킴으로써 지열히트펌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가동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시설농가도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미온적인 자세보다는 장기적으로 농가소득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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