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내 물가
3472
기고자 김태훈
KREI논단 |  2014년 5월 30일 
김 태 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국제곡물 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국내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제 밀과 옥수수의 수급 상황과 향후 전망이 양호하기 때문에 내전과 같은 추가적인 사태로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다면 국제곡물 가격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하여 2월부터 상승한 국제곡물가격은 3/4분기 국내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환율하락이 이러한 물가상승요인을 일부 상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지난 2월 하순부터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유혈사태 발생 등 내전으로 번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월 16일 크림자치공화국 주민투표로 러시아와 합병이 결정되고, 4월 17일 제네바 4자 회담에서 긴장완화 조치 합의로 일단락되는 듯하였다. 그러나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면서 동부지역의 시위가 발생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의 2개 공화국이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압도적으로 분리독립을 찬성하여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3대 옥수수 수출국이자 6번째 밀 수출국으로 각각 세계 교역량의 16.5%, 5.6%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곡물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같이 곡물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사태의 향방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기상악화 요인과 더불어 2012년 중반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곡물가격을 상승세로 반전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금년 2월 국제 밀 가격은 톤당 219달러였으나 2월 28일 러시아군 개입 이후 3월에는 249달러로 13.6%나 상승하였으며 옥수수 선물가격은 8.6% 상승하였다. 4월 들어 안정세를 찾아가던 밀과 옥수수 선물가격은 중순 이후 다시 상승하고 있다.
 

현재 국제 밀과 옥수수의 수급 상황은 나쁘지 않은 편이며 향후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3/14 세계 밀 생산은 전년대비 9.2% 증가하고 재고량은 2.8%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미 농무성에서 발표한 2014/15년 국제 밀 수급 전망을 보면 생산은 소폭 감소하지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재고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옥수수 수급은 2013/14년 생산이 증가하고 기말재고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며 2014/15년에도 생산은 전년과 비슷하지만 재고는 7.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가 내전과 같은 극단적 상황발생으로 수출제한 및 생산차질이 발생하지 않으면 하반기 국제곡물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에 따른 수급차질과 같은 우려는 2월 이후 국제곡물 가격 상승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국제곡물 선물가격은 국내곡물수입단가에 4~5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있으며 곡물수입단가는 국내식품이나 사료가격에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올 2월 이후 상승한 국제 곡물가격은 6월 국내 도착분부터 반영되어 3/4분기 국내 식품이나 사료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이 된다. 하지만 달러당 1,070원대에서 변동하던 환율은 3월 하순부터 하락하여 5월에는 1,020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그 영향이 일부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환율하락세가 유지된다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곡물 가격상승이 하반기 국내 식품이나 사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사태 악화 여부에 따라 국제곡물 가격의 추가상승과 그로 인한 국내물가의 상승압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