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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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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농업 추진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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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학균
KREI 논단 | 2015년 2월 27일
정 학 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 농업은 고투입-고산출 농업을 추진해온 결과 환경적으로 건전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토양별로 토양환경변화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유효인산의 경우 적정범위 평균에 비해 논이 1.3배, 밭이 1.4배, 과수원이 2.1배, 시설재배지가 2.1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재배지 토양의 유기물은 1.2배 높아 유효인산과 함께 양분집적이 상당히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의 경우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iochemical Oxygen Demand: BOD), 화학적 산소요구량(Chemical Oxygen Demand: COD) 등의 지표를 통해 평가할 수 있는데, 전국의 담수호와 저수지에 대한 농업용수 수질측정 결과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수질이 악화되어 왔으며, 농업용수의 기준에 못 미치는 수질의 저수지가 매년 증가하여 왔다.

이러한 농업환경의 악화가 우리에게 가져오는 결과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우선 생산측면에서 살펴보면 농경지에 과다 투입된 화학비료의 일부는 작물에 흡수되어 생산에 이용되지만 나머지는 작토층에 체류하거나 자연환경에 유실된다. 그리고 엽류집적 및 토양 유기물의 감소를 유발시켜 토양의 물리적 성질을 악화시키며, 토양산성화와 함께 작물의 생산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합성농약 및 화학비료의 과다 사용은 농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생산비 증가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소비측면에서 살펴보면, 소득이 증가하는 가운데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합성농약 및 화학비료를 과다 사용하여 재배한 농산물에 대한 소비를 줄이게 될 것이다. 또한 농업환경의 악화는 농업·농촌이 가지는 휴식의 기능, 전통문화 교육의 기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고, 결국 소비자들은 농업·농촌의 어메니티에 대한 수요를 줄이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고투입-고산출 관행농업의 추진은 생산자의 경우 생산성 둔화, 생산비 상승, 농산물 및 농업·농촌의 어메니티에 대한 소비 위축 등으로 소득이 감소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소비자의 경우 안정적인 식량, 저렴한 가격, 안전한 농산물 및 깨끗한 어메니티 소비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게 된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있어 관행농업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경제성을 우선적으로 추구한 농업이었지만 환경성의 악화와 함께 경제성도 담보하지 못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속가능한 농업(Sustainable agriculture)이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였다. 지속가능한 농업은 환경적으로 건전하며, 경제적으로 수익성이 보장되며,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농업 활동으로 규정되고 있다. 이러한 농업에는 친환경농업, 저투입농업, 정밀농업 등이 있다. 

이제 이러한 지속가능한 농업이 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농업 활동의 생산성과 환경성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벼농사에서는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요소가 과다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벼농사에서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투입요소를 줄인다면, 경제성을 줄이지 않고 환경성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천하는 농가의 효율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기술효율성이 높은 그룹은 전체와 비교할 때 총 조수입은 많게 나타난 반면, 질소, 인산, 광열동력비는 전체 평균 수준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효율성이 낮은 그룹은 전체와 비교할 때 총소득은 적게 나타난 반면, 질소, 인산, 광열동력비는 전체 평균 수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지속가능한 농업기술 적용 결과는 환경적 부문과 경제적 부문의 양립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속가능한 농업 추진은 환경적으로 건전하며, 경제적으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농업의 추진이다. 지속가능한 농업의 추진은 따라서 소비자에게는 안정적이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자에게는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농업이 가지는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농업의 추진에는 문제점이 있다. 지속가능 농업을 실천할 경우 초기 기술적응이 어려워 생산성이 떨어지는 데에 반해 노동력은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따라서 실천 초기에 농가가 이러한 애로사항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직불제도의 확대, 지속가능한 농업 기술의 개발 및 보급이 포함될 수 있다. 

향후 지속가능한 농업 확대 정책 추진을 통해 우리나라의 농업이 안전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농업 본연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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