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지금이 국제곡물 분야에 투자할 적기
4870
기고자 김종진

 

농민신문 기고 | 2015년 11월 30일
김 종 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2007~2008년의 국제곡물가격 위기는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애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그 당시 곡물을 비롯한 세계 식품물가는 2배 이상 급등했다. 식품물가 2배 상승은 식료품비 비중이 높은 개도국에서는 생존에도 위협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그 당시 제3세계 국가들에서는 기아에 항의하는 소요와 시위가 확산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상황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국제곡물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국제곡물가격이 안정적이었던 2000년에 견줘 2008년 식품과 사료 물가가 각각 70%, 45% 급등했다. 이러한 물가 상승은 국가 경제운영의 부담으로 작용했을 뿐 아니라,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인 저소득층의 삶을 어렵게 했다.
 

당시의 곡물가격 급등은 안정적 식량 확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증대시켰으며 관련 분야에 대한 정부의 정책으로 이어졌다. 2009년 ‘해외 농업개발 10개년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2012년 ‘해외 농업개발협력법’ 제정을 통한 해외 곡물유통 사업에의 직접 참여, 2014년에는 안정적 식량수급체계 구축이라는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국제곡물 조기경보시스템’의 구축이 완료되었다.
 

하지만 안정적 식량 확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와 정책지원은 사업의 초기성과 부진과 국제곡물 시장의 수급 상황 일부 개선으로 급속히 위축됐다. 해외농업개발 성과가 뚜렷하지 못하고, 곡물조달사업도 경쟁사의 견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곡물유통 기업 설립이 무산됐다.
 

국제곡물 관련 사업은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형태로 추진됐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대표적인 해외농업개발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는 브라질 세라도 개발은 국제곡물가격 위기를 겪은 직후인 1974년 브라질 정부와 합의를 한 뒤 1979년부터 2001년까지 22년에 걸쳐 총 684억엔의 자금이 투자될 정도로 지속적이면서 대규모로 진행됐다.
 

우리나라는 연간 1500만t 이상을 수입하는 세계 3대 곡물 수입국이라 할 만큼 곡물 수입량이 많다. 최근의 세계 곡물 재고율은 불안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상 현상 증가가 예측되는 등 국제곡물시장에 대한 위험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기 사업성과 미진을 이유로 애초의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의 연이은 풍작으로 일시적으로 곡물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지금이 국제곡물시장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진행하기에는 적기로 판단된다.
 

국제곡물에 대한 사회적·정책적 관심은 식량자원 확보뿐 아니라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부문에 대한 투자라는 측면에서도 지속될 필요가 있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