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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대두된 '밭농업 기계화'의 촉진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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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서대석

농업기술회보 기고 | 2021년 3호
서 대 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각 산업별 취약점이 더욱 아프게 드러나고 있다. 농업 부문도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밭농업과 관련된 산업이 더욱 그렇다. 가장 큰 어려움은 일손 부족이다. 밭작물 영농작업에 큰 몫을 담당하던 해외 근로자들의 국내 입국이 늦춰지거나 불가능해지면서 농촌 일손 부족이라는 현실적 어려움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통계청 생산비 조사에서 ’20년 양파 직접생산비(10a당)는 245만 원이고 이 중 노동비는 60% 이상인 148만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올해 농촌 임금이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농가의 어려움과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밭농업 기계화 무엇이 문제일까

이러한 어려움의 원인은 무엇보다 농가인구 감소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낮은 밭농업 기계화율이다. 농가인구 감소 등은 사회경제 구조에 따른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변수이나, 기계화 촉진은 관련 주체별 노력에 따라 촉진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변수이다. 논벼의 기계화율은 이미 98% 이상으로 일부 방제작업 외에는 대부분 기계를 활용하여 농작업을 한다. 하지만 주요 밭작물의 기계화율은 콩 67%, 고추 47%, 마늘 59%, 양파 63% 수준이며 밭작물 평균 기계화율은 60% 수준이다. 게다가 가장 일손이 많이 필요한 파종·정식의 기계화율의 경우, 배추와 고추는 0%, 마늘과 양파는 15% 수준이다. 이와 같은 기계화율 진척도 차이는 작물별 노동 투입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다. 10a당 노동력 투입시간은 논벼가 9.9시간, 양파 98.8시간, 마늘 113.6시간, 고추 141.5시간이다. 즉, 기계화율이 가장 높은 논벼가 가장 적은 노동력이 드는 반면, 기계화율 진척도가 낮은 고추는 투입해야 하는 노동시간과 인력이 가장 많았다.


그동안 정책당국과 농산업부문에서 밭작물 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이 같은 상황에 있는 것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시장규모이다. 우리나라의 농가당 밭작물 재배규모는 0.3ha 이하 수준으로, 영세규모의 개별 농가들이 다양한 농기계를 구입하여 활용할 유인이 낮은 편이다. 따라서 밭작물용 농기계 등 작업기 시장규모가 협소할 수밖에 없다. 둘째, 우리나라 밭작물은 지역별·계절별로 매우 다양한 작목이 재배되고 있어 대부분 영세한 규모의 농기계 제조업체들이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 개별 농작업 기계와 부품을 연구 개발하고 경쟁력을 갖춰 상품화하기란 요원하다. 셋째, 밭의 지형조건이 농기계 작업을 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경지 정리가 되어있는 논과 달리 밭은 기반 정비가 미흡하여 기계 접근이 쉽지 않다. 작업여건도 위험하거나 어려워 기계 작업 이후 추가 인력을 투입하여 작업을 보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이중 부담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기술·조직·제도 마련되어야

밭농업 기계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관련 기술과 기계의 개발 및 보급이 확대되어야 하며, 밭작물 농작업을 대행하는 전문조직을 육성하고, 정부와 유관기관의 정책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우리나라 여건과 영농방식에 맞는 농기계를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가장 기계화율이 낮은 파종·정식기와 수확기계의 기능 개선과 보완, 개발을 서두르고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 수작업 대비 기계작업의 문제점을 보완해 기능을 개선하고 범용화를 서둘러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작물별 밭작업의 모든 과정을 기계화할 수 있도록 영농방식과 영농기술을 접목하는 기계 개발이 필요하다. 즉, 농촌의 고령화와 여성화 등에 대비하여 농작업 공정을 단축시키고, 농작업의 위험요소와 어려움은 덜고 생산성은 높일 수 있는 기계화 공정과 영농기술의 개발·보급이 필요하다. 또한, 전 과정 농업 기계화는 정밀농업 및 스마트·디지털 농업과 연계하여 첨단화해야 한다. 경지와 작물별 생육 단계에 따른 면밀한 관찰과 진단을 거쳐 인력과 기계를 투입해야 하고, 물과 양분·병충해 관리 시 최소·최적 투입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이로써 지속 가능한 농업을 지향하는 영농방식에 ICT 기술을 접목하는 영농기술 기자재의 개발·보급 확대가 요구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경운·정지, 파종·정식, 수확작업 등 정밀농업의 모든 단계의 기술이 개발 완료되어 이를 상용화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농작업 단계별 정밀농업 기술 수준은 성장기에 있으나, 모니터링, 처방, 결과 분석의 단계는 기술 도입 수준으로 해외시장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밭작물 규모화와 농작업을 위한 전문조직을 육성해야 한다. 통계청이 잠정 발표한 ‘2020 농림어업총조사’에서 우리나라 농가인구는 231만 7천 명으로 257만 명이던 2015년 대비 9.8%나 감소하였으며, 65세 이상 고령 농가인구 비중은 42.5%로 37.8%인 2015년보다 4.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농촌인구 특성상 주요 농작업에 대한 위탁 수요는 계속 증가하면서도, 수작업을 비롯한 기계화 작업의 수탁인력 과부족 현상 역시 지속될 것이다. 대부분 기계화 된 논벼 작업 또한 육묘·방제·건조·저장작업은 여전히 인력 수요가 많아 공정육묘, 공동 방제 및 저장 등 작업의 효율화와 대행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밭작물도 기계화 보급을 선행하고, 주요 밭작물의 주산지부터 주요 농작업 및 전 과정을 위탁하여 대행할 수 있는 전문민간조직의 육성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밭농기계의 시장 확대는 물론 밭작업 규모화를 통한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농작업 대행 전문 민간조직에 대해 첨단기자재의 기술과 운영을 위한 교육 및 보급을 지원함으로써 노지 중심의 밭작물 스마트화와 디지털화를 견인하고, 타 산업으로 진출하는 청년을 농업과 농촌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요구된다.


셋째, 정부와 공공부문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노지 밭작물에 대한 농작업 기술과 관련 농기계의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전문 인력과 큰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지역별 농업기술원과 국공립대학을 중심으로 공공R&D를 지속 확대하고, 개발한 자원을 민간 기업들과 같이 실용화하여 보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정부의 농기계 임대사업 운영 효율화와 확대가 필요하다. 농가의 구입 부담은 줄이고 관련 농기계 활용을 확대함으로써 밭작물 농기계화율 제고를 견인할 수 있다. 주산지 일관 기계화를 포함하는 농기계임대사업과 관련해 2020년 현재 전국 147개 시군 약 380여 곳에서 농기계 임대사업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약 8만여 대의 임대 농기계를 활용하고 있다. 평균 60% 정도의 농가가 이를 이용하였고, 가장 많은 지역에서는 89%의 이용 농가 비중으로 나타나 농가의 호응도가 매우 높은 정부 사업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주요 밭작물 일관 기계화와 주산지 일관 기계화 사업 역시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확대하고, 정부의 밭기반 정비 사업 역시 확대가 필요하다. 농작업 인력 문제는 밭작물 기계화를 통해 빠르게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적극적 노력과 연대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관련 시장의 협소하고 영세한 구조를 극복하고 첨단화 융복합을 통한 미래농업으로 나아가도록 농업인과 전문가들은 물론 관계자들의 지혜와 노력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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