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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업인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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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마상진

한국4-H신문 기고 | 2021년 10월 27일
마 상 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산업화시기 농림어업 부문은 상공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인력 공급처였다. 경제발전 단계에서 농업 노동의 감소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겪게 된다. 우리나라도 1970년대 이후로 산업화에 따른 농촌인구 감소와 농림어업의 축소로 인해 농림어업 취업자는 급속하게 감소하였다. 1976년 551.4만 명에 이르던 농림어업 취업자는 2016년 127.3만 명으로 감소하였다(연평균 3.7% 감소). 농림어업 취업자 수 감소는 농업생산에서의 노동력 부족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농업생산력 유지를 어렵게 만들었다.


그런데 2017년부터 농림어업 취업자 관련하여 전에 없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1990년대 말 IMF 사태 이후 처음으로 농림어업 취업자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통계청이 2021년 초에 발표한 2020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144만 5천 명으로 전년 대비 5만 명이 증가하였는데, 이는 지난 한 해에만 아닌 최근 4년간 지속된 추세였다. 농림어업 취업자는 지난 1976년 551만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다가 1980년대 초 석유파동시기와 1990년대 말 IMF위기 시 한해 반짝 상승(1997년 228만 5천 명에서 1998년 239만 7천 명으로 증가)한 이후 20년 넘게 감소하여 왔다. 이후 20년간 감소해오던 농림어업 취업자는 2017년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농림어업 취업자를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경영주가 91.9만 명(63.6%)(고용 6.0만 명, 무고용 85.9만 명), 임금근로자가 12.6만 명(8.7%)(상용 3.8만 명, 임시 3.9만 명, 일용 4.8만 명), 가족종사자가 40.0만 명(27.7%)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20년 기준 30대 이하 9.7만 명(6.7%), 40~50대 39.6만 명(27.4%), 60대 이상 95.2만 명(65.9%)이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최근 증가 또는 감소세 둔화가 관찰되는데, 30대 이하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의 증가가 두드러졌는데, 최근 3년 농림어업 취업자 증가의 87.6%는 60대 이상 연령층 증가, 11.6%는 30대 이하 연령층 증가에 의한 것이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할 부문은 농림어업 분야 청년 세대 증가세이다. 모든 산업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대비 농림어업 분야 종사자를 세대별로 보면, 30대 이하의 경우 1.1%, 40~50대 3.1%, 60대 이상이 18.8%로 언뜻 보면 청년세대의 농림어업 종사 비중이 가장 낮다. 하지만, 30대 이하는 2016년 이후 농림어업 종사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60대 이상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40~50대는 정체). 30대 이하 청년세대의 농림어업 종사비율은 2016년 0.78%까지 낮아졌다가 이후 상승하여 2018년 0.94%, 2020년에는 1.07%에 이른다. 불과 4년 사이에 청년세대 중에 1000명중에 4명꼴로 농림어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반면 60대 이상은 그동안 계속 낮아져 2005년 41.6%에서, 2010년 32.4%, 2015년 22.4%, 2020년 18.8%였다. 이는 일각에서는 일부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농업노동시장의 탈노령화의 전조로 해석하기도 한다. 청년세대는 경영주뿐 아니라 고용 인력 또는 가족종사자 형태로 농림어업에 많이 종사를 하고 있는데, 이들의 농업종사 이유을 보면, 타 세대에 비해 농업의 발전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림축산식품부의 귀농·귀촌실태조사의 귀농자의 귀농 이유를 연령대별로 보면 연령대가 높을수록 자연환경적 요인이 큰 반면, 연령대가 낮을수록 농업발전가능성을 봤다는 비율이 높았다(30대 이하 69.0%, 40대 62.1%, 50대 48.2%, 60대 이상 31.0%). 최근의 농림어업 취업자 증가 추세, 그중에서도 청년들의 농림어업 종사 증가의 중요한 원인으로 경제, 사회적으로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정부 정책 요인의 작용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추진된 청년 창업농 영농정착지원 사업(취농 이후 3년간 최대 월 1백만원 지급)을 통해 최근 3년(2018~2020년)간 4800여명이 정책 수혜를 보았는데, 이는 사회적으로 점점 커져가는 워라밸 추구 성향과 맞물려 청년층의 농림어업 분야 진출의 물고를 트이게 한 효과가 있었다. 이미 프랑스, 일본에서 정책효과를 보았던 이 정책은, 정부가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펼치냐에 따라 수십년 진행되어온 탈농, 농림어업 고령화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청년 창업농 지원 제도의 확대 발전 외에 후계자 없는 고령농 경영 기반의 사회적 승계 정책의 추진, 그리고 영농 기반이 없는 이들의 창농이 아닌 (법인) 취업 형태의 농업 분야 진출 등을 돕는 관련 사업이 보다 적극 추진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농림어업 분야 일자리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농림어업 분야 특성에 맞는 일자리 질의 개선을 위한 노력 역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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